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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온라인서 사고, 오프라인서 찾으니 편리성↑ 가심비↑

중앙일보 2019.11.26 00:02 2면
옴니채널 쇼핑시대 쇼핑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물건을 사는 ‘온라인 쇼핑’과 매장에서 상품을 직접 확인하며 구입하는 ‘오프라인 쇼핑’이 융합되면서 쇼핑 문화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연계(O2O)한 ‘옴니채널(Omni Channel)’ 서비스가 본격화하면서다. 이 서비스는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이 소비자를 서로 유치하는 경쟁도 줄였다.
 

온라인몰서 원하는 물건 검색
오프라인 매장 가서 품질 확인
즉석서 교환·환불 가능해 편리

 
지난 15일 서울 신천동 쇼핑몰에서 직장인 여민지씨가 패션 매장에 들어서기 전 온라인몰에서 원하는 상품 수량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신천동 쇼핑몰에서 직장인 여민지씨가 패션 매장에 들어서기 전 온라인몰에서 원하는 상품 수량을 확인하고 있다.

# “온라인몰에서 산 옷, 찾으러 왔어요!” 지난 15일 서울 신천동 한 의류 매장을 방문한 직장인 여민지(31·여)씨는 전날 스마트폰으로 구입한 옷들을 찾았다. 그는 매장 탈의실에서 옷을 입어본 후 크기가 맞지 않은 옷은 현장에서 바로 교환했다. 여씨는 “온라인으로 옷을 살 때 매장 직접 수령 서비스를 이용하면 집으로 배송 받는 것보다 교환·환불이 편리해서 좋다”고 말했다.
 
 

소비자 오프라인 쇼핑 선호 여전

전문 온라인 패션몰 브랜드 W컨셉이 지난 4월 문을 연 팝업스토어에 입장하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

전문 온라인 패션몰 브랜드 W컨셉이 지난 4월 문을 연 팝업스토어에 입장하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이 시작된 초창기엔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 간의 경쟁 구도였다. 온라인 쇼핑 규모가 커지면서 온라인몰 매출은 계속 올라갔고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떨어졌다. 온라인몰이 임대료·인건비 등을 절감해 오프라인 매장보다 제품 판매가를 낮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옷을 입어 보기만 하고 온라인몰에서 최저가로 구매하는 ‘쇼루밍족’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의 입지는 낮아지고 생존을 위해 매장 수를 줄이는 시도도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엔 흐름이 또 바뀌고 있다. 전체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은 예전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온라인몰 매출보다 큰 범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7년 글로벌 기업 IBM이 발표한 ‘Z세대(1997~2012년생) 상품 구매 경로’ 자료를 보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쇼핑을 거의 매번 한다’는 응답자가 67%에 이른다. 반면 ‘인터넷 쇼핑을 거의 매번 한다’는 응답은 22%, ‘모바일 앱으로 쇼핑을 거의 매번 한다’는 대답은 13%로 대조를 이뤘다.
 
인터넷에 능숙하며 오늘날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이들은 다양한 상품 정보를 통해 품질을 꼼꼼히 확인해 쇼핑 실패 확률을 줄이려는 성향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물건을 직접 보고 사는 오프라인 매장 쇼핑을 즐긴다는 분석이다.
 
박성희 한국트렌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디지털 시대여도 인간이 밥을 먹고 잠을 자야 하듯이 상품도 직접 경험하고 구입하길 바라는 본능적인 욕구는 그대로여서 온라인몰이 편리해도 사람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꾸준히 찾을 것”이라며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의 연계에 소홀한 기업은 성장의 한계를 겪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옴니채널 서비스 경쟁

쇼핑 문화에 변화가 일면서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도 옴니채널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 온라인으로 물건을 결제하면 매장에서 제품을 수령할 수 있는 ‘매장 직접수령’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몰에서 원하는 제품을 검색하면 매장에서 실시간으로 바로 구입할 수 있는 제품 수량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옴니채널 서비스는 시작한 지 4~5년 됐지만, 최근 쇼핑 문화가 바뀌면서 지난해부터 활성화하고 있다. 이 가운데 롯데백화점은 지난해부터 ‘옴니로 산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옴니채널 쇼핑 채널을 따로 구축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전문적인 온·오프라인 통합을 위해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쇼핑 자회사 SSG닷컴을 설립했다.
 
반대인 경우도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지 않고 온라인몰만 운영하던 전문 온라인 쇼핑몰이 오프라인 매장을 쇼룸 형태로 여는 경우다. 전문 온라인 패션몰 W컨셉은 지난 4월 서울 성수동에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열었고, 온라인 패션몰 무신사는 지난 9월 쇼룸 형태의 매장 무신사 테라스를 선보였다. 김효선 W컨셉 마케팅본부 이사는 “자체적으로 만든 패션 브랜드인 프론트로우를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는데 브랜드 연계 검색어로 ‘프론트로우 매장’이 항상 상위에 뜨는 것을 알고 많은 소비자가 오프라인 매장을 원한다는 것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놀라웠던 점은 오프라인 쇼룸을 연 당월, 평소보다 브랜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팔로어 수와 관련 게시물이 두 배 이상 늘었다”며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 마케팅에도 영향력이 크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온·오프라인 연계는 이제 필수라고 여긴다. 그 한 사례로 지난 9월 파산 신청을 한 글로벌 패션 브랜드 포에버21의 실패를 거론하는 의견도 있다. 이 기업은 온·오프라인 몰을 연계해 통일된 가격 정책으로 판매하는 것이 아닌 온라인몰을 잘 팔리지 않은 이월 상품의 재고팔이 수단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전 포에버21 플래닝&알로케이션팀 직원은 “최근까지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을 연계하는 오토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 가격 차이가 커 매장을 찾는 소비자는 줄고 제품은 저렴하게 판매돼 매출도 줄어 품질까지 떨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옴니채널(omni-channel)=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을 연결한 O2O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에게 동일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쇼핑 환경. 관련 쇼핑 방식으로 ▶온라인몰에서 산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는 ‘스마트픽’ ▶오프라인 매장에서 본 상품을 온라인몰에서 사는 ‘쇼루밍’ ▶반대 개념인 ‘역쇼루밍’ ▶오프라인 매장에서 본 물건을 모바일에서 사는 ‘모루밍’ ▶그 반대 개념인 ‘역모루밍’ 등이 있다. 
 
 
글=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사진=김동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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