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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관학교 男생도, 단톡방 성희롱…간부는 외려 피해자 질책” 군인권센터

중앙일보 2019.11.25 14:34
방혜린 군인권센터 여군인권담당 상담지원팀 간사가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국군간호사관학교 성희롱 단톡방 사건 은폐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방혜린 군인권센터 여군인권담당 상담지원팀 간사가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국군간호사관학교 성희롱 단톡방 사건 은폐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군국간호사관학교(군간사)의 남성 생도들이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단톡방)에서 여성 생도 등을 인격적으로 비하하고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이를 신고하는 과정에서 군간사 훈육관이 오히려 피해자를 질책하는 등 묵인·방조했다는 정황도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센터에 따르면 2~4학년 남성 생도 중 일부는 지난해 말에서 올해 초까지 단톡방에서 여성 생도뿐 아니라 여성 상관을 대상으로 수십 건에 이르는 성희롱, 여성혐오 발언을 쏟아냈다.
 
이날 센터가 공개한 단톡방 캡처본에는 남성 생도들이 특정 여성 생도에 대해 “어떻게 화장으로 여드름 자국이 지워지지 않냐”, “머리가 비어서 때리면 텅 소리 크게 날 것 같다”, “명치 세게 때리고 싶다” 등 인격적인 비하 발언이 담겼다.
 
특히 여성 신체를 빗대 저급한 혐오 언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거나 여성 생도의 교육 모습을 조롱하고 외모를 비하하는 등 성희롱 발언도 다수 등장했다. 이런 류의 발언은 여성 상관인 훈육관에게도 적용됐다.
 
지난 10월 이 사실을 알게 된 여성 생도들이 캡처와 고발문을 가지고 담당 여성 훈육관을 찾아 신고했으나 이 훈육관은 “동기를 고발해서 단합성을 저해하려는 너희가 괘씸하다”며 다그쳤다는 것이 군인권센터 측 설명이다.
 
방혜인 군인권센터 상담지원팀 간사는 “결국 이 사건은 단톡방에 실명이 언급된 여성 생도들이 학내 자치위원회 명예위원회에 정식 신고하면서 비로소 훈육위원회에 회부됐다”며 “하지만 훈육위원회는 가해자로 지목된 생도 11명 중 1명은 퇴교, 10명은 근신 4주~7주의 처분을 내리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육사와 달리 군간사는 성범죄에 대한 별도 징계규정이 없다”며 성범죄가 발생하면 ‘결혼 및 이성교제’ 관련 규정이나 ‘사관생도 다운 언행을 할 의무’를 기준으로 징계를 결정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방 간사는 “남성 생도가 10%, 여성 생도가 90%를 차지하는 간호사관학교에서조차 성범죄 피해 여성들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며 “군인 사회 전반에 성인지 감수성이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확보된 단톡방과 캡처본, 피해자 진술에 따라 형법상 모욕죄, 정통망법상 명예훼손, 군 형법상 상관모욕죄, 영내폭행죄를 범한 가해 생도들에 대해 법리 검토 이후 고소·고발을 진행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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