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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연 내뿜고 측정 조작해도 500만원? 벌금 10배 더 세진다

중앙일보 2019.11.25 13:19
여수산업단지. [중앙포토]

여수산업단지. [중앙포토]

공장 굴뚝으로 기준치를 초과하는 오염물질을 배출하다 적발돼도 최고 과태료 500만원으로 끝나던 것이 '벌금 5000만원'으로 강해진다.

대기환경보전법 개정, 6개월 뒤 시행
측정조작·누락하면 최대 징역 5년
배출초과 누적되면 최대 10배 가중 부과금

 
환경부는 25일 “불법 대기배출사업장에 대한 처분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을 26일 공포하고, 하위법령 정비 후 6개월 뒤 시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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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여수산단·석포제련소 막아라

여수산단 공장장협의회가 지난 4월 22일 여수시청에서 사과문을 발표하는 모습. [연합뉴스]

여수산단 공장장협의회가 지난 4월 22일 여수시청에서 사과문을 발표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번 개정안은 ‘제2의 여수산단’, ‘제2의 석포제련소’를 막기 위한 취지다. 전남 여수시의 여수산업단지에 생산설비를 둔 GS칼텍스, 한화케미칼, 롯데케미칼, LG화학, 금호석유화학 등 국내 대형 석유화학 회사들은 측정업체와 함께 배출량을 조작한 사실이 적발돼 행정처분을 받고 현재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으로 일부는 기소, 일부는 수사를 받고 있다.

 
경북 봉화에 위치한 (주)영풍 석포제련소 역시 지난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조작으로 7명이 기소됐고, 지난 5일 석포제련소의 환경 총괄 책임 임원 A(58)씨는 징역 1년 2개월, 측정업체 대표 B(57) 씨는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누락·거짓 측정 요구 '갑질' 금지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위치한 영풍 석포제련소. 1970년 설립된 국내 최대의 아연 제련소다. 백경서 기자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위치한 영풍 석포제련소. 1970년 설립된 국내 최대의 아연 제련소다. 백경서 기자

이번 개정안에는 ‘측정값 조작 등 부당행위 금지’를 명시했다. 대기배출 사업자는 측정 결과를 누락하게 하거나, 거짓으로 측정 결과를 작성하게 하는 등 정상적인 측정을 방해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위반 시에는 행정처분,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을 받게 된다.

 
환경부는 “여수산단 사건처럼 대기배출사업장에서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측정대행 업체들에 측정값을 조작하도록 지시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부당 행위 금지 규정을 신설해 측정값의 신뢰도를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연 뿜어도 과태료 500만원 솜방망이, 10배 강해진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지난 3월 5일 오전 전남 여수시 돌산대교와 여수 앞바다가 미세먼지에 싸여 있다. [연합뉴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지난 3월 5일 오전 전남 여수시 돌산대교와 여수 앞바다가 미세먼지에 싸여 있다. [연합뉴스]

신설 규정에 더해 기존의 벌칙도 강화한다.

기존 측정 조작‧누락 과태료가 최대 500만원(3회 적발 시)이라 측정값 조작으로 얻는 이득에 비해 과태료가 지나치게 적다는 지적이 있었다.
앞으로는 측정을 누락하거나 거짓 기록을 하는 경우도 5년 이하의 징역 혹은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가능하다.
 
반복적으로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할 경우, 위반 횟수(2년간)에 따라 최대 10배 범위에서 초과부과금을 매길 수도 있다.
 
현재 배출 초과분에 대해서는 ‘㎏당 금액 x 배출초과분(㎏) x 배출한 물질의 농도 구간별 부과지수 x 연도별 부과금 산정지수(전년 대비 조정 지수) x 위반 횟수에 따른 가중 지수’를 계산해 부과금을 매긴다.
 
이번 개정안은 ‘위반 횟수에 따른 가중지수’를 현행 물환경보전법과 비슷한 수준(4차 위반 시 가중지수 5.063)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5회 이상 적발 시 가중지수가 더 높아지지만, 상한선은 최대 10배까지다.
 
환경부 임필구 서기관은 “위반 횟수에 따른 가중 지수를 높이는 것은 반복적으로 초과 배출하는 업체들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 금한승 대기환경정책관은 “이번 개정안으로 측정값 조작, 배출허용기준을 반복 초과 등 사업장 불법배출에 대한 관리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환경부 '굴뚝 미세먼지'와 전쟁…내년 1월부터 새 기준 적용 

이동식 측정차량. [사진 환경부]

이동식 측정차량. [사진 환경부]

환경부는 ‘굴뚝 미세먼지’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지난 7일 입법 예고한 대기관리권역법 하위법령 제정안으로 전국 4개 권역에 '대기배출 총량관리제'를 적용하고, 권역 내 사업장들은 정해진 배출량을 넘으면 돈을 내고 배출권을 사도록 했다.
배출량 측정조작 등을 막기 위해 대부분 총량관리 대상 사업장에 굴뚝 자동측정기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드론·이동식 측정 차량 등 원격 단속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기오염물질 발생량이 연 10~20톤으로 많은 사업장의 초과부과금을 면제해주던 '눈감아주기 정책'도 없앴다.
지난 1일 발표한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에서는 1000명 규모 민관합동 점검단, 드론·이동식 측정 차량 등 단속 강화 방침을 내세웠다.

 
내년 1월 1일부터는 지난 5월 확정한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적용된다.
먼지(33%), 질소산화물(28%), 황산화물(32%) 등 대기오염물질의 배출허용기준을 평균 30% 감축하고, 크롬‧연관 화합물 등 특정대기유해물질 13종의 배출기준을 평균 33% 강화한다.
벤조피렌 등 기존에 배출기준이 없던 특정대기유해물질 8종의 배출기준도 새롭게 적용된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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