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랑콤·설화수·다이슨 ‘인스타그램 후기’ 믿고 샀더니 광고?

중앙일보 2019.11.25 12:00
인플루언서를 동원해 인스타그램에 올린 화장품 광고. [공정거래위원회]

인플루언서를 동원해 인스타그램에 올린 화장품 광고. [공정거래위원회]

‘여름 추천 쿠션 들고 왔어요~ 인친 님들. 이번에 #마몽드에서 새로 나온 #브라이트닝커버파운더쿠션을 사용했더니 속은 촉촉하고 겉은 보송한 마무리감을 주는 피부가 연출되었어요! 여름 쿠션 찾으신다면 꼭꼭 한 번 사용해보세요. 추천추천.’(한 인스타그램 운영자의 2017년 6월 아모레퍼시픽 제품 이용 후기)
 

공정위, 표시광고법 위반 회사 제재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위 후기는 돈을 받고 작성한 ‘광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대가를 지급한 인플루언서(인스타그램ㆍ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상 경험을 공유하면서 소비자에게 높은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를 통해 인스타그램에 광고하면서 이런 사실을 밝히지 않은 회사 7곳에 대해 ‘표시ㆍ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시정 명령과 함께 과징금 2억6900만원을 부과했다고 25일 밝혔다.
 
제재받은 회사는 LG생활건강ㆍ아모레퍼시픽ㆍ엘오케이(로레알코리아)ㆍ LVMH코스메틱스 등 화장품 회사 4곳과 TGRNㆍ에이플네이처 등 다이어트보조제 판매사 2곳, 소형가전 판매사 다이슨코리아다.
 
조사 결과 아모레퍼시픽은 인플루언서에게 3억1800만원을 주고 설화수ㆍ헤라ㆍ아이오페 등 660건, 다이슨은 2억6000만원을 주고 청소기 ㆍ드라이어 등 150건, 엘오케이는 1억400만원을 주고 랑콤ㆍ입생로랑 등 1130건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게 하는 등 11억5300만원을 주면서 ‘대가 지급을 표시하지 않은’ 게시물 4177건을 광고했다. 광고 대가로 직접 현금을 주거나 광고 상품을 무상 제공하는 식이었다. 그러면서 게시물에 반드시 포함할 해시태그(게시물을 쉽게 분류ㆍ검색할 수 있도록 한 표시)나 사진 구도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대가를 받은 인플루언서는 사진과 함께 “넘 신기해서 욕심날 만한 디자인인 것 같아요” “젊은 20대, 30대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다이어트에는 이만한 게 없는 듯” 같은 홍보성 게시글을 올렸다. 표시ㆍ광고법 3조는 사실을 은폐ㆍ축소해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가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광고를 ‘기만적인 광고’로 규정해 금지하고 있다. ‘추천ㆍ보증 등에 관한 표시ㆍ광고 심사지침’도 추천ㆍ보증하는 내용이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제적 이해관계가 존재하는 경우 이를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연규석 공정위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대가를 표시하지 않고 인스타그램에서 집행한 광고 행위에 대한 첫 제재”라며 “과거 같은 형식의 블로그 광고에 대해 제재한 뒤 불법 광고가 줄어든 것처럼 인스타그램ㆍ유튜브 불법 광고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