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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퍼 국방, 해군장관 경질···트럼프 갈등 시작은 '시체 셀카'

중앙일보 2019.11.25 11:37
에드워드 갤러거 미 해군 네이비실 일등중사가 지난 7월 2일(현지시간) 군 법정을 떠나고 있다. [AP=연합뉴스]

에드워드 갤러거 미 해군 네이비실 일등중사가 지난 7월 2일(현지시간) 군 법정을 떠나고 있다. [AP=연합뉴스]

 
전쟁범죄 혐의로 기소된 미국 네이비실(미 해군 특수부대) 대원의 신병처리 문제를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 해군의 갈등이 해군 지휘부 경질 사태로까지 번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네이비실 대원을 적극적으로 비호한 일에 해군이 반발하자 이에 대한 보복성 인사 조치라는 비판 나온다.

IS 대원 사냥칼 살해, '시체 셀카' 찍은 중사
법원, 일부 유죄 판결하자 트럼프 불만 표출
해군장관 반발하자 에스퍼 국방 '사임 요구'

 
AP통신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조너선 호프먼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리처드 스펜서 미 해군장관을 경질했다고 발표했다. 호프먼 대변인은 스펜서 장관의 경질 이유에 대해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스펜서 장관이 그동안 네이비실 문제와 관련해 백악관과의 대화에서 솔직함이 부족했다(lack of candor)며 스펜서 장관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호프먼 대변인에 따르면 스펜서 장관은 에스퍼 장관의 경질 요구를 받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에스퍼 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미 후임자를 추천해 놓은 상태다.
 
리차드 스펜서 미 해군장관이 지난 7월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캐비닛룸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리차드 스펜서 미 해군장관이 지난 7월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캐비닛룸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과 해군의 갈등은 에드워드 갤러거 일등중사(chief petty officer)를 둘러싸고 벌어졌다. 갤러거는 2017년 이슬람국가(IS) 퇴치 작전 중 포로로 잡힌 IS 전사를 사냥용 칼로 살해했다. 또 그는 17살이었던 포로의 시신 머리를 잡고 사진을 찍어 '시체 셀카' 논란도 불렀다.
 
지난해 9월 그는 군 검찰에 체포돼 살해 및 군 명예 실추 혐의를 포함한 전쟁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군 배심원단은 지난 7월 갤러거의 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군 명예 실추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고, 갤러거는 4개월 구금형 및 계급 강등 처분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캐비닛룸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캐비닛룸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갤러거를 적극적으로 비호해왔다. 그가 국가를 위해 봉사했다고 칭찬하는 한편 재판 전인 지난 3월 트위터를 통해 갤러거의 구금 장소를 교도소가 아닌 군 병원으로 옮길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미군 영웅'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을 의식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갤러거에 대한 법원의 일부 유죄 판정에도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트위터에서 “해군은 갤러거에게서 트라이던트 핀(네이비실의 상징)을 빼앗지 않을 것"이라며 "이 사건은 처음부터 아주 형편없이 처리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스펜서 해군 장관은 지난 23일 핼리팩스 국제안보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갤러거에 대한 지위 검토 과정을 중단하라는 대통령의 지시는 없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지시에 노골적으로 반발한 셈이다.
 
뉴욕타임스는 "갤러거를 둘러싼 논란은 어려운 재선 전투와 탄핵 조사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이 군 통수권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점점 더 많이 강조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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