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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황경택 쌤과 자연이랑 놀자 21.낙엽과 부엽토

중앙일보 2019.11.25 10:09
21.낙엽과 부엽토
나뭇잎 통해 배운다, 나무의 낭비 없는 삶
 
'가을인데 왜 이리 따뜻하지?' 하며 가을답지 않은 날씨라고 생각하자마자 날이 추워지고 있어요. 이제 옷깃을 여미고 목도리를 하고 다닐 날씨가 됐습니다. 아직 거미나 등에들은 눈에 띄지만 벌들은 잠잠해진 지 오래고, 바쁘게 먹이를 모으던 다람쥐나 청설모도 좀 더 서둘러야 할 때입니다. 조만간 동물들은 겨울잠을 자거나 땅속 또는 각자의 은신처로 숨어들어 추위를 피할 겁니다. 몸집이 작은 생명체들 대부분이 나무껍질 속이나 땅속, 낙엽 밑에서 겨울을 보냅니다. 특히 낙엽 속에 많이 들어가서 쉬지요. 식물의 씨앗도 낙엽 속에 들어가 겨울을 나고 이듬해 봄에 새로 돋아납니다. 낙엽이 쌓인 곳은 그렇지 않은 곳보다 따듯하기 때문에 이렇게 동물이나 식물들이 추위를 피할 수 있죠.
 
단풍이 멋지게 형형색색으로 물들어 있다가 수분이 모두 빠져나가고 바람이 살랑 불어오면 잎은 떨어집니다. 떨어진다고 해서 ‘낙엽’이라고 부르지요. 새봄에 돋아서 열심히 생장하고 한여름 뜨거운 햇볕 아래 열정적으로 광합성해서 나무줄기에도 열매에도 뿌리에도 여기저기 양분을 만들어주던 나뭇잎이 땅에 떨어져서 그 멋지던 생명의 시간을 뒤로하고 죽어가는 것이죠. 그렇다면 나뭇잎의 생은 이렇게 끝나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낙엽은 대부분 땅에 떨어져서 ‘부엽토’가 됩니다. 딱정벌레 같은 곤충들이 먹기도 하고 지렁이·지네·톡토기 등 작은 생명체도 먹고, 버섯이나 곰팡이, 기타 균류들 역시 낙엽을 분해합니다. 그렇게 해서 한 장의 낙엽은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죠. 이렇게 분해될 때 열이 발생합니다. 시골집 마당 한켠에 있던 거름을 쇠스랑으로 뒤집을 때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이치와 같습니다. 나뭇잎은 분해돼 거름이 되는 셈이죠.
 
숲속 토양은 바위가 분해되어 잘게 쪼개진 것과 나뭇잎이 분해된 부엽토가 만나서 만들어집니다. 양분이 많고 빗물도 잘 머금을 수 있어서 식물이 자라는 데 아주 좋은 땅이 되는 것입니다. 나무는 생각보다 많은 나뭇잎을 매달고 있는데 다 자란 나무 한 그루가 달고 있는 나뭇잎이 대략 2만에서 10만 장에 이릅니다. 아주 커다란 나무는 100만 장 가까이 되기도 합니다. 나무는 자신이 자라기 위해 차지하는 땅의 면적보다 달고 있는 잎의 면적이 훨씬 넓어요. 효율적으로 땅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죠. 자신이 자라는 땅 아래 한때 양분을 만들던 잎을 떨어뜨려 거름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나무의 '낭비 없는 삶'의 자세를 배워야겠습니다. 나무는 이미 수천만 년 전부터 미니멀리즘(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것)을 실천하고 있는 거예요.
 
글·그림=황경택 작가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낙엽 조각가 - 땅바닥의 낙엽으로 멋진 작품을 만들어 보는 미술놀이
1. 나뭇잎이 많이 떨어진 곳에서 한다.
2. 나뭇가지를 이용해 주변 낙엽을 모은다.  
3. 낙엽을 모으면서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 간다.  
4. 완성되면 다른 사람 작품도 함께 감상한다.
 
※낙엽이 너무 두껍게 쌓인 숲속에서는 어렵다.  
※발로 낙엽을 모아서 할 수도 있다.
※음각(재료의 면에 글자나 그림을 오목하게 파서 나타내는 판화기법)과 양각(음각과 반대로 글자나 그림이 두드러지게 나타내는 기법)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낙엽을 조각하면 재밌다.
※완성된 작품을 사진 찍어서 보관하거나 작품과 함께 사진을 찍어서 기념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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