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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만장자 블룸버그 美대선 도전 선언 “선거 내 돈으로…후원금 안 받아”

중앙일보 2019.11.25 05:59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로이터=연합뉴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77) 전 뉴욕시장이 2020년 미 대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재력을 과시하듯 정치 후원금 없이 모든 선거 비용을 자신의 재산으로 감당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연봉도 받지 않겠다고 했다.
 
AP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블룸버그 전 시장은 24일(현지시간) 선거운동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물리치고 미국을 재건하기 위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고 대선 출마를 공식 발표했다.
 
그는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모하고 비윤리적인 행동을 4년 더 감당할 수 없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을 "미국과 우리의 가치에 대해 실제적 위협"이라고 지적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연장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3월 내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뒤늦게 뛰어들면서 그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블룸버그의 출마 선언으로 민주당 경선주자는 18명에 이르렀다. 일각에서는 현재 민주당 후보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꺾기에 유리한 입장이 아니라는 우려가 이처럼 많은 경선 주자의 숫자로 나타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까지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내 후보자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양자 대결할 경우 우세를 장담할 후보자는 없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민주당, ‘갑부 정치인’에 곱지 않은 시선도 

AP는 블룸버그를 "월스트리트와 깊은 유대관계를 맺은 중도파로 좌파 이념가와 거리가 멀다"고 소개하며 뒤늦게 민주당원이 된 그가 진보적 기반의 민주당에서 힘겨운 싸움을 할 것이라 예상했다.  
 
AP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정부가 국민 건강보험을 운영하자는 '메디케어 포 올' 구상이나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그린 뉴딜' 정책 등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보다 실용적인 접근법을 선호하는 그의 이념이 진보 성향인 민주당과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민주당 대선 주자 진영도 블룸버그를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부류의 '갑부 정치인'으로 부르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참모는 블룸버그 전 시장의 대선 레이스 가세 소식에 "더 많은 억만장자들이 더 큰 정치권력을 추구하는 것은 미국이 바라는 변화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대선) 레이스에 합류한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자신의 홈페이지에 공개한 '억만장자 부유세 계산기'로 블룸버그의 세금을 가늠해보라며 우회적으로 공격했다. 
  

“대통령 당선되면 월급도 안 받아”

변수는 그의 엄청난 재력이다. AP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이미 총기 폭력, 기후 변화, 이민 및 평등 문제 등에는 미 전역에 수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무엇보다 그는 선거를 위한 정치 후원금 받지 않을 것이며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월급도 받지 않겠다고 했다. 블룸버그의 수석 보좌역 하워드 울프슨은 23일 "블룸버그는 평생 한 번도 정치 후원금을 받은 적이 없고, 앞으로 그럴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뉴욕 시장 시절처럼 상징적으로 1달러만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지난해 블룸버그의 순 자산을 약 500억 달러(약 58조9000억원)로 추정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순자산 30억 달러(3조5000억원)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세계 부자 순위로는 블룸버그가 11위, 트럼프 대통령는 259위에 머물렀다.
 
블룸버그는 이미 내년 대선 캠페인에 최소 1억5000만 달러(1767억원)를 지출하겠다고 밝혔고, 다음 주 일주일간 TV 광고에 약 3300만달러(약 389억원)를 쏟아부을 계획이다. 이는 다른 민주당 후보자들의 광고비용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금액이다. AP는 "대선의 야망을 위해 모으고 쓸 비용은 전부 '블룸버그의 주머니'에서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내년 2월 코커스(당원대회)와 프라이머리(예비선거) 등 초반 경선 투표가 이뤄지는 4개 주는 건너뛰고 '슈퍼화요일'로 불리는 3월 3일 이후 참여하는 주들을 공략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슈퍼화요일에는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등 다수의 선거인단이 걸린 주요 주가 투표를 진행한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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