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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조국 이후 기업수사…햄버거부터 타다까지 고강도로 진행되나

중앙일보 2019.11.25 05:00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맥도날드와 타다 기업 로고[사진 각사 페이스북]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맥도날드와 타다 기업 로고[사진 각사 페이스북]

서울중앙지검에서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기업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맥도날드 햄버거부터 승차공유서비스 타다까지 수사가 확대되는 가운데 대기업 총수 일가가 구속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24일 검찰 등에 따르면 송경호(49‧사법연수원 29기) 3차장 검사 산하 반부패수사 1~4부와 공정거래조사‧조세범죄조사‧방위산업수사부 중 조 전 장관 수사 초기에 투입된 상당수 인력이 최근 현업으로 복귀했다. 여기에 대검찰청은 금융추적 전문 수사관 등 조 전 장관 수사를 위해 서울중앙지검 해당 부서에 파견한 수사관 9명 중 일부를 원소속으로 돌려보냈다. 이런 가운데 일반 기업에 대한 수사 행보가 이어지며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7월 취임사에서 강조한 ‘공정한 경제 질서’와 관련한 수사에 서울중앙지검이 다시 집중하는 모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 중인 반부패수사4부(부장 이복현)는 증거 인멸 혐의 수사를 마무리 짓고 본안(本案)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상당수 임원들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소환 조사는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2016년 12월 강제 수사로 포문을 열었던 수사팀은 지난 4일 김모(54)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부사장에 증거인멸 지시 혐의로 기소해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검 기업 수사 현황.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서울중앙지검 기업 수사 현황.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공정거래조사부(부장 구승모)는 지난 21일 증권사 장외파생상품을 통해 효성그룹이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4월 효성이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를 이용해 계열사를 부당지원했다며 효성그룹 총수 2세인 조현준 회장 등 관련자와 법인을 검찰에 고발한 데 따른 수사다.
   
하청업체로부터 뒷돈을 받고, 회사 자금을 빼돌려 거액을 챙긴 혐의를 받는 조현범(47)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 대표는 지난 21일 검찰에 구속됐다. 조세범죄조사부(부장 김종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셋째 사위인 조 대표가 하청업체로부터 납품의 대가로 매달 수백만원씩을 받아 약 5억원을 뒷돈으로 받은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형사부가 주로 배치돼 있는 신자용(47‧사법연수원 28기) 1차장 검사 산하에서는 시민단체가 고발한 사건에 대한 수사 속도를 내고 있다. 형사2부(부장 강지성)는 코오롱생명과학 임원 김모 상무와 조모 이사에 대해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지난 22일 재청구했다. 검찰은 코오롱생명과학이 애초 계획과 달리 인보사케이주에 종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가 포함된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보고 있다.
  
형사2부는 지난달 25일부터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 피해가 생겼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과거 불기소 처분을 뒤집고 다시 수사하기로 했다. 시민단체는 맥도날드가 2016년 7월 장 출혈성 대장균이 검출된 오염 패티가 일부 매장에 남아 있다는 사실을 패티 제조업체로부터 보고받고도 은폐했다고 주장하면서 지난 1월 고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승차공유 서비스 타다의 본질을 렌터카가 아닌 ‘유사 택시’로 판단한 형사5부(부장 김태훈)는 재판 준비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 28일 불구속 기소된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는 대형 로펌인 법률사무소 김앤장과 법무법인 율촌을 선임해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2017년 6월부터 시작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수사를 시작으로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업 수사는 2년 이상 멈춰 왔다”며 “그동안 쌓였던 기업 수사 정보를 열면서 연초까지 수사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중앙지검의 미제 사건은 올해 기준으로 전국 검찰청 중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이 아직 처리하지 못한 미제사건은 6727건으로 9438건인 수원지검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강성신 변호사(법률사무소 해내)는 “윤 총장이 강조한 ‘공정 경제'를 위한 수사는 기업에 피해를 받는 소비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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