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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혁의 데이터이야기] 훌륭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만들어진다

중앙일보 2019.11.25 00:07 종합 30면 지면보기
유혁 윌로우 데이터 스트래티지 대표

유혁 윌로우 데이터 스트래티지 대표

빅 데이터와 AI가 각광을 받으니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는 직업에도 관심이 많아졌다. 필자도 많은 젊은이들로부터 어떻게 이 분야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데이터를 다루는 일은 팀 스포츠라고 언급한 바 있지만 요즘 요구되는 데이터 분석가의 자질은 간단하지 않다.
 
간추려 보자면, 1. 통계학이나 수학 석사학위 이상을 지니고 통계적 모델과 머신러닝 알고리듬을 만들 수 있는 능력, 2. 플랫폼에 상관없이 데이터를 자유자재로 추출해 가공할 수 있는 프로그램 실력, 3. 각종 데이터베이스의 구조에 관한 실전 지식, 4. 뛰어난 통찰력과 분석능력, 5. 데이터 시각화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 6. 해당 비즈니스와 산업에 관한 기본 지식, 7. 기술적인 콘셉트를 일반언어로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소통능력 등이 있다. 더불어 이 분야에 대한 남다른 열정까지 거론된다. 하지만 이런 능력들을 프로급으로 두루 갖춘 사람은 단 몇명만 찾기도 어렵다.
 
데이터이야기 11/25

데이터이야기 11/25

그래서 기업이나 조직들은 코딩이나 수학적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채용해 비즈니스와 문제해결 방식, 그리고 효과적인 소통 방법을 가르쳐 가며 일을 한다. 그런데 많은 이공계 출신들은 컴퓨터나 수학공식과 씨름하는 게 인간들을 상대하는 것보다 훨씬 마음 편한 일이라고 여긴다. 일단 컴퓨터는 맞건 틀리건 확답을 주며, 비논리적인 질문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경험에 의하면 통계나 코딩 전문가를 대상으로 기본적인 경영과 마케팅 훈련을 하는게 그 반대의 경우에 비해 훨씬 효과적이다. 논리적 사고능력은 어느 정도 타고 나야 하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공계 출신이 문과적 감성까지 갖추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필자는 응시자가 학교나 인턴 과정에서 다룬 프로젝트를 검토하며 “왜” 그것이 기업이나 조직에 필요했냐고 꼭 묻는다. 대답을 못하고 사용한 기술과 복잡한 이론이나 들먹이는 사람은 탈락이다. 반면에 틀에 짜인 과제를 풀면서도 거기서 얻은 지식이 어떻게 실전에 적용되는지에 대해 궁금해 본적이라도 있다면 더욱 심도 있는 트레이닝을 받을 기본적 소양은 있다는 뜻이다.
 
문과와 이과를 가로지르는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첫째, 기술적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코딩이나 통계의 기본을 모르면 아무 소용이 없다. 둘째, 전공분야 외에도 궁금한 것이 많고 뭐든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태도가 중요하다. 기존 지식만 평생 우려먹겠다는 태도로는 어림도 없다. 셋째, 비전문가들과 기술적 단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진정한 전문가는 상대방이 알아듣기 쉽게 설명한다. 넷째, 실전적용이 이론보다 중요하므로 비즈니스적 소양도 갖추어야 한다. 데이터는 취미로 만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많은 학부모들은 스티브 잡스를 존경한다며 한국에서도 그런 선각자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자녀가 잡스처럼 멋대로 비 전공 예술과목이나 청강하고 다니다가 학교도 중퇴해 버리고 취직대신 창업부터 하겠다고 덤비면 대부분은 혼비백산할 것이다.
 
이제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여러 분야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사람들이 필요한 시대다. 기술적 기본을 갖추었다면 철학, 사회학, 심리학, 경영학 등 여러 분야의 책을 읽어보고 자유로운 여행을 통해 다양한 문화도 접해보며, 특히 남들과 입장을 바꾸어 보는 훈련을 하길 권한다.
 
유혁 윌로우 데이터 스트래티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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