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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안 국회 통과 땐, 아베 수출규제 접을 수도”

중앙일보 2019.11.25 00:04 종합 5면 지면보기
가와무라 다케오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은 지난 22일 ’징용문제 해결을 위한 문희상 안 관련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면 아베 총리가 정상회담에서 수출 규제 철회를 밝힐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가와무라 다케오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은 지난 22일 ’징용문제 해결을 위한 문희상 안 관련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면 아베 총리가 정상회담에서 수출 규제 철회를 밝힐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일·한의원연맹(한·일의원연맹의 카운터파트)의 간사장인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77) 전 관방장관이 “징용문제 해결을 위한 소위 ‘문희상 안(案)’이 12월 중 국회를 통과할 경우 이르면 12월 말 베이징 정상회담 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철회 입장을 밝힐 수 있다”고 밝혔다.
 

가와무라 일·한의원연맹 간사장
아베 ‘문희상 안’ 반응 나쁘지 않아
문 대통령도 법제화되면 따를 것
내달 베이징서 대타협 이룰 수도
이번 협상 라인은 남관표·이마이

한국이 지소미아 일방적 양보?
안보문제라 해도 그럴 리 없어

22일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징용 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 정치권의 빠른 대응을 촉구하면서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달 초 방일 때 ‘한·일 기업의 자발적 기부와 양국 국민 성금으로 조성한 기금’을 통해 징용·위안부 문제 등을 포괄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이 ‘문희상 안’에 가와무라 간사장은 “12월 초 법안이 제출돼 (빠르면) 중순 국회를 통과할 것이라고 (한국 정치인들로부터) 듣고 있다”며 “(징용 문제를 위한) 해결책은 이 방안뿐”이라고 했다. 가와무라 간사장은 문 의장 외 이낙연 총리와도 깊이 교류하는 일본 정계의 대표적 지한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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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유예를 결정하기 이틀 전인 20일 오후 총리관저에서 아베 총리와 약 40분간 면담했다.
 
가와무라 간사장은 “(징용 문제의) 근간은 양보하지 않지만 외교 노력은 확실히 하겠다는 게 아베 총리의 생각”이라며 “‘문희상 안’에 대한 반응도 전혀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소미아 관련 양국 간 물밑 협상에 대해선 “외교당국 간 채널 외 남관표 주일대사와 (아베 총리의 핵심 측근인) 이마이 다카야(今井尙哉) 총리 보좌관 겸 수석비서관 라인도 가동됐다”며 “총리관저가 직접 움직였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지소미아 종료 유예 방침이 막 전해진 22일 오후 5시30분부터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약 40분간 진행됐다.
 
문희상 국회의장(왼쪽)과 가와무라 다케오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이 지난 24일 카자흐스탄 누르술탄에서 열린 제4차 유라시아 국회의장 회의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문희상 국회의장(왼쪽)과 가와무라 다케오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이 지난 24일 카자흐스탄 누르술탄에서 열린 제4차 유라시아 국회의장 회의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틀 전(20일) 아베 총리 면담 때 지소미아 협상의 진전을 감지했나.
“아베 총리는 ‘마지막까지 포기 안 한다’고 했다. 나도 지소미아 종료를 연기할 것이라 생각했다. 한국 국회도 움직이기 시작했고….”
 
국회라면 ‘문희상 안’을 의미하나.
“아베 총리가 양보할 수 없는 ‘근간’(65년 청구권 협정으로 징용 문제는 해결됐다는 것)을 건드리지 않고 해결할 수 있어서다. 강제성이 없는 자발적 기부다. 주주총회를 거쳐야 하는 일본 대기업이나 징용과 직접 관계된 기업은 무리일지라도 다른 기업이 스스로 내는 것은 가능하다.”
 
문희상 안에 대한 아베 총리의 반응은.
“아베 총리는 ‘대기업은 무리다. (기부에 반대할) 주주총회가 있으니까. (기부할 기업의) 대상은 더 넓게 해야…’라고 했다. 내가 ‘자신들이 돈 내는 시스템을 한국이 법률로 만드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이더라. 찬성까진 아니지만 나쁘지 않았다. 그런 분위기가 지소미아 연기 유예 (관련 협상)에도 이어졌다고 본다.”
 
문 의장 안을 한국 정부는 받을까.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이 돈을 내 징용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하지 않고 있다. 그러니 ‘국회가 먼저 움직이겠다’고 문 의장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법률가여서 법률이 만들어지면 움직이지 않을 수 없다’는 말도 문 의장이 했다.”
 
한국 기업이 기부하면 일본 기업, 국민도 돈을 내나.
“징용 피해자를 위해 낸다고 하면 일본 내 비판이 나오겠지만 ‘양국 경제, 관계를 위해서’란 명목이면 낼 것이다.”
 
지소미아는 유지됐는데 수출규제는 어떻게 될까.
“어느 정도 이야기가 돼 (한국이) 결단한 것 아니겠나. 아무리 안전보장 문제라 해도 일방적으로 양보할 리는 없을 테니.”
 
일본 정부는 ‘징용과 수출규제는 별개’라는데.
“만약 대법원 판결이 없었다면 화이트국가 배제 등은 없었을 것이다. 수출규제가 곧바로 철회는 안 되겠지만 일본도 성의를 갖고 협상할 것이다.”
 
향후 한·일 관계 개선은 어떻게 예상하나.
“한국 국회가 문 의장 안을 통과시키면 된다. 피해자 단체도 만났고, 여야 당 대표도 모아 추진 합의도 했다고 들었다. 법안 통과 시 국회에 제3자위원회(기금위원회)가 구성돼 여러 검토를 한다고 들었다. (압류된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 전까지 해결돼야 한다. 문 의장 제안도 현금화 전 (기금으로) 피해자들에게 대리변제하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다.”
 
문희상 안이 12월 중 처리되면 베이징 정상회의 때 아베 총리가 수출규제 강화 조치 철회 입장을 밝힐 수 있나.
“그런 방향을 향해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 제안한 고위급 채널 구축은 성사가 안 됐다.
“남관표 주일대사와 아베 총리 최측근인 이마이 다카야 보좌관이 협상 중에 있다. 이마이는 관방장관 시절 내 비서관이었다. 한국 의원들에게 ‘이마이와 협상 중이니 남 대사에게 정보 많이 주라’고 했다.”
 
지소미아 국면에서 미국이 일본 편을 들었다고 느끼는 한국민이 많은데.
“미국은 그동안 ‘일본과 한국의 한가운데에 있다’고 해 왔다. 하지만 지소미아 국면에선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 원래 지소미아를 깨라고 하는 쪽은 중국과 북한인데, (지소미아 종료는) 그들을 이롭게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다.”
 
도쿄=글·사진 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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