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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척추 굳어가는 강직성 척추염, 디스크로 혼동하면 안 됩니다”

중앙일보 2019.11.25 00:02 건강한 당신 3면 지면보기
 인터뷰 홍승재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모든 질환은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조기 치료를 위한 필수 조건이기 때문이다. 특히 강직성 척추염은 조기 진단이 절실한 질환이다. 인지도가 낮아 다른 질환으로 오인해 엉뚱한 치료를 받다 치료 시기가 늦어지고 그 사이 척추는 뻣뻣하게 굳어진다. 끝내 고개도 숙이지 못하는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이른다. 올해 대한류마티스학회가 11월 첫째 주 금요일을 ‘강직성 척추염의 날’로 제정한 이유다. 홍승재(류마티스학회 보험이사) 교수를 만나 강직성 척추염에 대한 상세한 얘기를 들었다.
 
홍승재 교수는 강직성 척추염은 특히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홍승재 교수는 강직성 척추염은 특히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강직성 척추염은 어떤 질환인가.
 
“척추에 염증이 발생해 점차 척추 마디가 굳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골반(천장 관절)에서 시작해 요추, 흉추, 경추를 타고 올라가면서 관절과 관절이 붙어 척추 전체가 대나무처럼 통뼈가 된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등 젊은 연령에 많이 발병하고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2~3배 많다.”
 
-어떤 증상이 있으면 의심해볼 수 있나.
 
“가만히 있으면 허리가 뻣뻣하게 굳으면서 생기는 염증성 요통이 전형적인 증상이다. 아침에 허리가 굳어 일찍 깨기도 한다. 40세 이전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근데 움직이면 증상이 호전된다. 허리를 많이 쓰면 아프고 쉬면 호전되는 디스크와 정반대다. 자가면역 질환이다 보니 다른 장기에서 먼저 시작할 수도 있다. 눈이 충혈되는 포도막염이나 복통·설사·혈변을 동반하는 염증성 장 질환, 발목이 붓거나 무릎관절에 물이 차는 말초 관절염이 선행하기도 한다. 갈비뼈 강직으로 폐가 확장하지 못해 숨이 차거나 기침하는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특이한 것은 골반 증상은 양쪽으로 오지만 포도막염과 말초 관절염은 한쪽으로만 온다는 것이다.”
 
-다른 질환으로 생각하기 쉽겠다.
 
“만성 요통이 초기 증상 중 하나라 허리 디스크로 많이 오인한다.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만 침범하는 단순 관절염이 아니다. 전신을 침범하는 전신성 면역성 만성질환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온몸에 나타나는 징후를 잘 살펴야 한다.”
 
-진단이 늦어질 수밖에 없을 텐데.
 
“최근 류마티스학회에서 강직성 척추염 환자 1012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정확히 진단받지 못하고 진료과를 전전한 기간이 평균 40개월에 달했다. 허리 디스크, 고관절염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포도막염이 동반된 환자는 진단까지 걸린 기간이 평균 53개월로 더 길었다.”
 
-완치는 가능한가.
 
“아쉽게도 아직은 완치가 불가능하다. 증상 완화와 척추 관절 변형을 막는 게 치료의 주목적이다. 먼저 비스테로이드소염제를 사용한다. 염증성 요통이라 소염제에 반응한다. 3개월 정도 써도 증상이 계속되면 생물학적 제제라고 말하는 항TNF제제(주사제)를 쓴다. 효과가 드라마틱하다. 내과학 교과서에도 ‘드라마틱한 효과’라고 실렸다. 어떤 환자는 ‘필로폰을 맞은 것 같다’고 표현할 정도다. 염증이 가라앉으니 몸이 가벼워진다. 조기에 쓸수록 효과가 좋다. 척추가 완전히 강직된 것이 아니면 뚜렷한 효과가 있다. 강직이 진행되는 걸 막아주고 증상을 가라앉힌다.”
 
-조기 진단을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척추가 전반적으로 완전히 굳어버리면 되돌릴 수 있는 약이 없다. 그래서 굳기 전에 진단해야 한다. 학회 조사에서 증상이 생겼을 때 류마티스내과를 가장 먼저 찾은 환자는 18.2%에 그쳤다. 진단이 늦어지는 것은 디스크 등 다른 질환으로 오해해 여러 치료를 전전하거나, 척추 외 증상이 먼저 나타나 치료하다 나중에 강직성 척추염이 확인되는 두 가지 경우다. 의심 증상이 생기면 류마티스내과를 찾기를 권한다.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인 만큼 동반 질환 추적 관리와 통합적 치료를 위해서다. 또 모든 약이 그렇듯 항TNF제제도 부작용이 있다. 증상 해결에 탁월하지만 면역 체계를 회복시키는 약이다 보니 여기에 교란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결핵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이 약을 쓰기 전엔 결핵 선별 검사를 하고 잠복 결핵이 있으면 결핵을 치료한 후 사용해야 한다. 그만큼 항암제에 준하는 관리가 필요하다.”
 
-류마티스학회는 올해부터 11월 첫째 주 금요일을 ‘강직성 척추염의 날’로 제정했다. 제정의 의미와 향후 계획은.
 
“최근 인식이 많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정확한 진단까지 오랜 기간이 걸린다. 질환 특성이나 치료 방법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다. 강직성 척추염이 어떤 질환인지 정확히 알리고 올바른 질환 치료와 관리를 독려해 희망을 드리고자 한다. 올해 학회가 먼저 시작했지만 이날의 주인은 환자인 만큼 내년부터는 환우회를 중심으로 꾸준히 진행되도록 학회는 적극적으로 후원할 예정이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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