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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ㆍ김진표에 박용만까지…개각, 어디까지 왔나

중앙일보 2019.11.24 18:07
연말이 다가오면 어느 조직이나 싱숭생숭해지게 마련이다. 조직 개편이나 인사 등의 이슈가 수면 아래서 들끓다 본격화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정부라고 다를 게 없다. 조각(組閣) 때 설계한 청와대나 정부 조직개편설은 덜해도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인선, 즉 개각 이슈로 뒤숭숭하다. 보통 연초 분위기 쇄신 명목으로 등장해온 이슈다. 내년 4월 총선 때 '인사청문회 정국'이란 변수를 만들지 않아야 할 필요성 때문에 가급적 연내 처리해야 하는 상황과 맞물려 설왕설래하고 있다.
 

①총리, 누가 거명되나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압둘 무탈립 브루나이 교통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24일 청와대에서 전자정부 MOU 체결식을 갖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압둘 무탈립 브루나이 교통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24일 청와대에서 전자정부 MOU 체결식을 갖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중진 정세균ㆍ김진표ㆍ원혜영 의원에 야당서 넘어온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여권에서 자주 거론되는 인물이다. 한때는 범여권으로 분류되나 엄연한 야당 소속인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도 꽤 입길에 오르내렸다. 최근엔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으로 대한상공회의소를 이끄는 박용만 회장까지 거론됐다. 6명 외에 또 어딘가에서 ‘갑자기 툭 새 이름이 튀어나올’ 수도 있다. 
장관까지 확장하면 경우의 수가 너무 많다. 공석인 법무부 장관 후보만 따져봐도 민주당 추미애ㆍ전해철 의원이 거론된다. 여기에 ‘총선 차출’ 얘기가 나오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이 실제로 징발될 경우 빈자리는 확 늘어날 수 있다. 
 

②청와대 '공식입장'은 뭔가

 
하지만 청와대 인사라인 당사자가 공식으로 개각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는 경우는 이번뿐 아니라 과거에도 거의 없었다. 이른바 ‘관계자’발 ‘알려졌다’는 각종 설과 비교하면 입장 표명은 그 무게가 다르다. 이번에도 청와대는 쏟아지는 하마평에 대응하지 않았다.
이번 개각 국면에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딱 두 번이었디.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은 한 달 전쯤에 “법무부 장관 외에는 달리 개각을 예정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청와대 출입기자단 초청행사에서 한 말이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도 개각과 관련해 꼭 한마디 했을 뿐이다. 지난 10일 문재인 정부 임기 반환점을 맞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노 실장은 “당에서 요구하고 본인이 동의한 분들에 대해서는 놓아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총선과 연계된 개각 수요에는 응하겠다는 의미다. 노 실장의 이 발언으로 공석인 법무부 장관 후보자 외에도 추가로 개각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해졌다. 
하지만 노 실장의 발언 이후에도 청와대의 공식ㆍ비공식 입장이나 대응은 바뀐 게 없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착수했다는 것 외에는 더 드릴 말씀이 없다. 여당에서도 장관 차출 요구 등 청와대에 공식적으로 의견을 전해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청와대 3실장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는 노영민 비서실장(가운데). 오른쪽은 김상조 정책실장, 왼쪽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10일 청와대 3실장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는 노영민 비서실장(가운데). 오른쪽은 김상조 정책실장, 왼쪽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③그런데 왜 중구난방 거론되나

 
총리 후보자의 경우 특정인이 부각됐다 가라앉기도 하고, 난데없이 새 인물이 등장하기도 하는 건 여권 내 제 세력 간의 경쟁과 후보자 검증의 특수성, 언론의 취재 경쟁 등이 맞물려 있어서다.
 여권 안에는 다양한 그룹이 다양한 이해관계로 얽혀있다. 문 대통령의 측근 그룹을 통칭하는 ‘친문’ 또한 마찬가지다. 각 그룹이나 힘 있는 개인이 후보자를 띄우기도, 깎아내리기도 하는 과정에서 이름이 중구난방 나오는 경향이 있다.
 경우에 따라선 이름을 언론에 흘려 저잣거리 여론, 이른바 ‘세평’을 미리 탐색하기도 한다. 이는 오래된 통치술의 하나다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집권 5년간 개각을 24번 하면서 6명의 총리와 114명의 장관을 임명했는데, 언론에 후보군의 이름을 슬쩍 알린 뒤 여론의 평가를 반영하곤 했다고 한다.
 

④총리는 교체하나? 하면 언제쯤 하나

 
민주당에서 거명되는 두 중진 김진표(가운데)의원과 원혜영(왼쪽) 의원. 두 사람은 경복고 선후배(김 의원이 선배) 사이다.[중앙포토]

민주당에서 거명되는 두 중진 김진표(가운데)의원과 원혜영(왼쪽) 의원. 두 사람은 경복고 선후배(김 의원이 선배) 사이다.[중앙포토]

일단 총리 교체는 기정사실에 가깝다는 게 정설이다. 이미 이낙연 총리가 최장수 총리로 취임(2017년 5월 31일) 900일(24일 현재 908일)을 넘긴 데다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고, 중도적인 이미지를 가져 내년 총선 때 민주당의 간판으로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많기 때문이다.
관건은 후임이 누구냐 하는 건데, “시장에 안정적인 신호를 낼 수 있는 인사들로 내각을 개편해야 한다”는 중론 속에 거명되는 인사들 가운데는 진영 장관과 김진표 의원이 유력하다고 보는 여권 인사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진영 장관을 말하는 인사들이 최근 들어 늘고 있다. 차기 총리로' 탕평 컨셉트'가 부각되면서다. 그는 박근혜 정부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다. 문 대통령도 진 장관을 높게 평가한다고 한다.
진 장관은 이날 한-브루나이 양해각서 서명식 때 취재기자와 이런 문답을 주고받았다.
장관님, 자리 옮기시는 건가?
“(손사래 하며)아니에요.”
동의서 쓰셨다는데?
(진영 장관 손사래)  
믿어도 되나?
“(고개 끄덕이며)동의서에 ‘동’ 자도 안 썼어요.”
이미 한 번 하셨으니 동의서 안 써도 되는 것 아닌가?
(답변 없음)  
 어떤 후보자도 대통령의 지명 전 언론에 “동의서를 냈다”라거나 “청와대로부터 연락받았다”고 하는 경우는 없다. 하지만 민주당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장관 임명 때는 ‘그 중 한명’이었지만 이번엔 야당으로부터 집중 공세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용산 지역 부동산 보유 문제 등 혹독한 검증을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때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의원은 경제 총리 카드다. 김 의원의 한 측근은 “본인이나 청와대나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했지만, 전략에 밝은 한 의원은 “부총리를 지낸 게 언제냐. 올드한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회만을 생각한다면 원혜영 카드도 꼽히지만, 문 대통령과 당내에서 다른 길(중립)을 걸었다는 점이 변수다. 
권호·하준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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