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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조 예산심사 멈췄다 … 김재원 ‘소소위’ 합류 두고 여야 충돌

중앙일보 2019.11.24 17:26
김재원 소위원장(가운데) 등 여야의원들이 지난 2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과기정통부 등의 예산안에 대한 심의를 시작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재원 소위원장(가운데) 등 여야의원들이 지난 2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과기정통부 등의 예산안에 대한 심의를 시작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막바지 예산 심사를 앞두고 소(小)소위 구성에 대한 여야 간 의견 차이로 파행하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는 지난 22일 오전 모든 부처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1차 감액 심사를 마무리했다. 예결위는 오후엔 예산소위를 속개해 소소위 구성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소소위는 1차 감액 심사에서 보류된 항목을 재검토하고 최종적인 예산 증감액을 확정하는 비공식 절차다. 회의 내용이 공개되지 않고 속기록에도 남지 않아 ‘깜깜이 심사’라는 비판도 받는다.
 
하지만 소소위 구성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대립하면서 예산소위는 오후에 열리지 못했다. 보통 소소위에는 여야 교섭단체 예결위 간사가 참여한다. 한국당은 그러나 이번에는 민주당 전해철ㆍ한국당 이종배ㆍ바른미래당 지상욱 간사뿐 아니라 김재원 예결위원장(한국당)도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깜깜이 논란이 있는 소소위 심사 과정에 예결위원장이 참여함으로써 예산심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 국회 예결위 예산안등조정소위 위원인 임종성(오른쪽). 맹성규 의원이 2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한국당의 예산심사를 위한 3당 간사 간 협의체 구성에 즉각 응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국회 예결위 예산안등조정소위 위원인 임종성(오른쪽). 맹성규 의원이 2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한국당의 예산심사를 위한 3당 간사 간 협의체 구성에 즉각 응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민주당은 김재원 위원장이 소소위에 들어오면 민주당 1명, 한국당 2명, 바른미래당 1명으로 ‘여당 1명’ 대 ‘야당 3명’인 상황이 돼 공정한 심사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예산안조정소위 소속 맹성규ㆍ임종성 민주당 의원은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석수 비례에 맞게 3당 간사들만의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종성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김재원 위원장이 관례를 깨고 ‘말 한마디도 안 하고 회의에 배석만 하겠다’고 하는데, 말 한마디도 안 할 거면 왜 배석하나. 예산 심의를 파행으로 몰고 가려는 한국당의 당리당략”이라고 주장했다. 정기 예산 심사 과정에서 만들어진 소소위에 예결위원장이 참여한 전례가 없다는 점도 이유로 들고 있다.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의 경우 지난 8월 통과한 추경안 심사 과정에서 김재원 위원장이 소소위에 참여한 사례가 있다.
 
이에 김재원 위원장은 이날 “집권여당이 앞장서 예산 심사를 방해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입장문을 냈다. 김 위원장은 “나라 예산을 밀실에 숨어 나눠 먹는 소소위 악습은 반드시 없애겠다고 약속했다”며 “위원장과 간사 간의 협의 이후 소위에서 논의를 마무리하고 의결하는 것이 예산심사 투명화의 정도”라고 주장했다.
 
여야가 소소위 구성에 합의를 못 해 예산 심사가 계속 늦어지면 다음달 1일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 원안이 그대로 본회의에 부의된다.  
 
전해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와 지상욱 바른미래당 간사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뉴스1]

전해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와 지상욱 바른미래당 간사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뉴스1]

그 전에 소소위가 가동되더라도 여야 간 쟁점이 적지 않아 심사 시간은 길어질 수 있다. 1차 감액 심사에서 야당은 삭감을 주장하고, 여당은 원안 유지를 주장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보류된 항목을 다시 논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1차 감액 심사 때 고용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사업인 청년 구직활동 지원, 신중년 사회공헌활동 지원, 취업성공 패키지 지원,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사업 등을 감액하자고 요구했다. “선거를 앞두고 편성된 선심성 단기 일자리 예산”이라는 이유였다. 민주당은 고용 문제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원안 유지를 주장했다. 결국 소소위에서 논의될 예정이었다. 한국당은 경남 남부내륙철도(4조7000억원) 등 총 24조원 규모의 예타 면제 사업에 대해서도 “사전 절차도 밟지 않은 채 국민에게 그냥 돈을 나눠주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박완수 한국당 의원)며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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