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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일 정상회담 1년 만에 열리나…내달 한중일 회담 계기

중앙일보 2019.11.24 17:06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1월 4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1월 4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ㆍ일이 12월 말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ㆍ중ㆍ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3일 일본 나고야의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 만난 뒤 “정상회담이 가능할 수 있도록 서로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히며 ‘해빙 무드’를 알렸다. 강 장관은 “하나의 큰 고비에서 어렵게, 서로 간의 입장을 발표하며 약간의 브레이크스루(breakthroughㆍ돌파구)가 생겼다”고도 했다. ‘큰 고비’는 전날 한국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 등을 전제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ISOMIAㆍ지소미아)의 조건부 유예를 발표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외교부 당국자도 이날 장관회담에 대해 “전체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한ㆍ일 장관회담 등에서 “언행에 신중하라”며 날카롭게 반응했던 분위기에서 확실히 달라졌다.

12월 베이징 한중일 정상 만남서 성사 땐 13개월 만

 
다음 달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지난해 9월 유엔총회 회담 이후 13개월 만에 회담이 열리는 것이 된다. 이달 4일 태국 방콕에서 11분 간 환담을 갖긴 했지만 정식 회담 성격은 아니었다.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유예 발표 이후 정상회담 논의가 오갔다는 점에서, 한국 측의 '지소미아' 극약 처방이 어느 정도 성과를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일본을 움직이기 위해 미국을 끌어들이면서 상처도 적잖이 입었다는 평가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까지 “한·일에 십수년 된 과거사 문제가 있다”고 언급할 정도로 미국의 눈길을 잡는 데는 성공했지만, 한·미·일 안보 협력체제를 한국이 먼저 건드렸다는 점에서다.
 
우여곡절 끝에 정상회담이 추진되지만 뇌관이 여전하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앞서 22일 지소미아 종료 유예 결정을 설명하면서 “(일본 측의)강제징용 문제 진전 없이 수출규제는 풀리지 않는다는 링크(연결고리)가 오늘부로 끊어졌다”고 자평했다. 강제징용 해법과 별개로 일본이 수출규제 철회를 전제로 한 대화에 동의했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다음 날 오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선 수출규제 문제와 강제징용 문제가 동시에 다뤄졌다. 외교부가 사후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내용으로 24시간도 안 돼 ’강제징용-수출규제-지소미아’가 여전히 한 묶음 임이 노출됐다.  
 
 
 
결국 내달 한·일 정상회담의 의제도 수출규제와 강제징용 문제의 병행적 해법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소 안보전략실장은 “정상회담 전 일본이 수출규제 관련 조치를 취할 경우 한 단계 더 앞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강제징용 문제 협의를 위한 고위급 회담을 다시 한번 띄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이미 정상회담만으로 해법이 만들어지기 어려운 구조적 상황에 와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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