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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당 838만원…서울에 이런 아파트도 있었네

중앙일보 2019.11.24 05:05 경제 2면 지면보기
11월 21일 서울의 아파트 밀집 지역 [연합뉴스]

11월 21일 서울의 아파트 밀집 지역 [연합뉴스]

서울 마포구 2억원짜리 전셋집에 사는 회사원 조 모 씨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서울 아파트값 때문이다. 조 씨는 “전세 보증금을 빼고 대출을 얹어도 살 수 있는 아파트가 없는 것 같다”며 “평생 전세살이를 해야 할까 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김민중의 별별 부동산]
서울서 가장 싼 아파트 톱5
안암·가리봉·행촌동 1억~2억원대
하천 위, 언덕에 있거나 40~50살
“싸다고 샀다가 되팔기 힘들 수도”

조 씨 말은 대체로 맞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현 정권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 넘게 올랐다. 평균매매가격은 38% 이상 상승해 8억4300만원에 육박했다. 중위매매가격은 45% 가까이 뛰어 8억7500만원을 뚫었다. 서울 강남권 대표 인기 단지인 아크로리버파크의 전용 84㎡(구 34평)형은 80%가량 폭등해 34억원을 기록했다. 3.3㎡당 1억원 시대를 열면서다.
 
하지만 그럼에도 조 씨가 살 수 있는 서울 아파트는 남아 있다. 지난달 공급면적 기준 KB시세 통계자료를 분석해 서울에서 가장 아파트값이 싼 동(洞) ‘톱 5’를 꼽아봤다.
 
①안암동4가
가장 가격이 낮은 동네는 성북구 안암동4가로 3.3㎡당 838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2~2003년 서울 아파트 평균매매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안암동4가에서 KB시세가 있는 단지는 안암아파트가 유일하다. 이 아파트는 1969년 10월 준공됐으며 1개 동, 공급면적 56~76㎡, 72가구로 구성된다. 가장 작은 56㎡형의 평균 시세는 1억5500만원이다.
 
송기주 공인중개사는 “지하철 신설동역 역세권에 고려대 이공대, 동대문 상권 등이 가깝다”며 “성북천에 인접한 자연 친화 아파트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올해 2월 서울 성북구 안암동4가 안암아파트 [사진 네이버 지도]

올해 2월 서울 성북구 안암동4가 안암아파트 [사진 네이버 지도]

②미근동
두 번째로 싼 동은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3.3㎡당 1036만원)이다. 이곳을 대표하는 단지는 서소문아파트다.
 
서소문아파트는 1972년 하천(만초천)을 덮고 그 위로 들어섰다. 1개 동, 공급면적 39~56㎡, 108가구 규모다. 42㎡형 평균 시세는 1억3500만원이다.
 
하천복개지역이라 소유주는 하천점용료를 내야 한다. 아파트 준공 후 건축법이 바뀌면서 하천 위에 건물을 짓지 못하게 됐다. 현행법령 상으로는 재건축·재개발이 어렵다는 의미다. 그래도 경찰청 바로 옆에 있어 치안 상태는 최고다.
 
조현웅 공인중개사는 “서울 도심 인프라를 누리는 최저가 아파트”라고 설명했다.
2017년 4월 8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서소문아파트 [사진 HappyMidnight]

2017년 4월 8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서소문아파트 [사진 HappyMidnight]

③가리봉동
서울에서 세 번째로 시세가 낮은 동은 구로구 가리봉동(3.3㎡당 1069만원)이다.
 
이 지역 효성아파트는 1998년 준공됐다. 1개 동, 공급면적 84~119㎡, 96가구로 들어서 있다. 84㎡형의 평균 시세는 2억9500만원이다.
 
지하철역에서 좀 떨어져 있고 내국인보다는 외국인 수요가 중심인 덕분에 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 입주민은 “지하철역은 멀지만 집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어 괜찮다”며 “근처에 대형마트와 아울렛 등 편의시설도 충분한 편”이라고 밝혔다.
2018년 7월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효성아파트 [사진 카카오맵]

2018년 7월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효성아파트 [사진 카카오맵]

④안암동3가
4위는 성북구 안암동3가(3.3㎡당 1098만원)로, 대광아파트가 대표 단지다.
 
대광아파트는 1971년 준공했다. 7개 동, 공급면적 49~69㎡, 총 357가구로 구성된다. 49㎡형 평균 시세는 1억5000만원이다.
 
이 아파트는 앞서 지목된 안암아파트와 가까이에 있다. 교통이 편리하고 자연환경이 쾌적하다는 이야기다. 다만 가파른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는 건 흠으로 꼽힌다.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기도 하다. 최병욱 성북구청 재건축팀장은 “조합을 설립한 상태로 사업시행인가 전에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8년 1월 서울 성북구 안암동3가 대광아파트 [사진 트위터@CDAPT0]

2018년 1월 서울 성북구 안암동3가 대광아파트 [사진 트위터@CDAPT0]

⑤행촌동
다섯 번째는 종로구 행촌동(3.3㎡당 1128만원)이다.
 
행촌동에는 대성아파트가 있다. 이 단지는 1971년 완공됐다. 2개 동, 공급면적 21~102㎡, 총 64가구로 이뤄졌다. 21㎡형 평균 시세는 8000만원이다.
 
대성아파트는 경희궁과 사직공원 인근에 있어 입지 조건이 좋다. 큰길을 건너면 바로 강북 최고 인기 단지인 경희궁자이가 나온다.
2019년 3월 서울 종로구 행촌동 대성아파트 [사진 네이버 지도]

2019년 3월 서울 종로구 행촌동 대성아파트 [사진 네이버 지도]

이 밖에도 종로구 신영동, 은평구 갈현동, 구로구 궁동, 은평구 구산동, 종로구 익선동 등 순으로 아파트 매매가가 저렴하다.
 
전문가들은 “급한 마음에 싼 가격만 보고 집을 사는 건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은진 부동산114 기획관리본부 리서치팀장은 “비인기 단지를 샀다가 나중에 주택 경기가 침체기로 돌아서면 되파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래된 아파트의 경우 막연하게 재건축 기대감을 갖는 것도 금물이다. 김 팀장은 “지금까지 재건축이 안 됐다는 건 그만큼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의미일 수 있다”며 “대지지분과 용적률, 총 가구 수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구매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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