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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동업제안’을 받은 20대 남성, 조직원 직접 붙잡아 경찰에 넘겨

중앙일보 2019.11.23 08:38
[사진 연합뉴스TV 캡처]

[사진 연합뉴스TV 캡처]

 
20대 남성이 중국 현지에서 활동하던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사기범을 직접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23일 인천 미추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달 19일 오후 4시께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동 용오파출소를 찾은 시민 정모(22)씨가 ‘보이스피싱 사기범’이라며 한 남성을 경찰에 인계했다.
 
앞서 정씨는 이달 12일 모 대출업체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업체 측은 “저금리 대출을 해 줄 수 있지만 금융거래 실적이 필요하다”며 송금을 유도했다.
 
급하게 대출이 필요했던 정씨는 업체가 알려 준 계좌에 600만원을 입금했지만 전혀 응답이 없었다. 다음 날까지도 연락이 없자 보이스피싱 사기를 확신한 정씨는 이후 조직에 수차례 집요하게 전화를 걸어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그에게 전화를 걸었던 조직원은 “국내에 중국으로 돈을 송금해주는 사람이 따로 있는데 당신이 입금한 돈을 보내지 않고 잠적했다”며 “알아서 연락을 취해 돈을 받고 더는 전화하지 말라”고 송금책의 번호를 넘겨줬다.
 
정씨가 곧장 연락을 시도했지만 받지 않자 ‘흥신소에서 일하고 있는데 잡히면 각오해야 한다. 좋게 끝낼 거면 연락을 받으라’는 내용의 거짓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힘겹게 연락이 닿은 송금책은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광고에 속아 통장만 빌려줬다는 30대 남성이었다.
 
정씨는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이 남성을 회유한 끝에 피해금을 받아냈고 해당 보이스피싱 조직에도 이 사실을 알렸다. 또한 사기 범행을 그만두라고도 항의했다.
 
이 사실을 들은 조직 측은 정씨에게 동업 제안을 했고, 이달 19일 협상을 위해 직접 입국한 조직원을 정씨가 곧장 차에 태워 파출소로 인계했다.
 
조사 결과 정씨가 인계한 남성은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원 A(28)씨로 혐의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기 혐의로 A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사건을 수사 중인 만큼 자세한 내용은 말하기가 어렵다”며 “정씨는 보이스피싱 조직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일반 시민”이라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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