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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본 M&A 자금줄’ 오명 벗는다…상상인 계열 저축은행, 주식 이어 CB담보대출 중단

중앙일보 2019.11.21 17:08
지난 4월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희궁공원에서 상상인그룹과 종로구가 주최한 '희망 나무심기' 행사에서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4월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희궁공원에서 상상인그룹과 종로구가 주최한 '희망 나무심기' 행사에서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등 상상인그룹 계열 저축은행들이 경영권 변동 후 1년 이내 인수ㆍ합병(M&A)된 기업에 대한 전환사채(CB) 담보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주식ㆍCBㆍ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유가증권을 담보로 한 대출의 금리 인하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M&A기업 CB담보대출 중단한다
CB와 BW 담보대출 금리도 인하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21일 경영진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상상인 측은 "(관련 CB담보대출이) 무자본 M&A등에 이용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 이런 결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최대주주가 자주 바뀌거나 M&A 된 일부 코스닥 기업이 '주가 띄우는' 작전 세력에 활용되고 있어서다.
 
중앙일보가 최근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실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 9월말까지 저축은행업권에서 가장 많은 3874억원의 CB담보대출(신주인수권부사채 포함)을 취급했다. 같은 기간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CB담보대출은 3489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저축은행의 CB·BW 담보 대출 취급액.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저축은행의 CB·BW 담보 대출 취급액.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CB 발행은 유상증자나 회사채 발행조차 어려운 기업이 택하는 '최후의 자금조달'수단으로 담보물도 취약할 수 있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2년간(2018년 1월~2019년 9월 말) 저축은행 업권에 담보로 제공된 CB발행사 가운데 38곳은 주식시장에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게다가 CB담보대출이 주가의 시세조종을 일삼는 작전 세력에 악용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CB 발행 소식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해 그에 발맞춰 몰려든 소액투자자(개미)들은 이후 해당 기업이 관리종목 등에 지정되는 등 문제에 빠지면 그 피해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한다.
 
CB 발행사 중 관리종목 지정된 곳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CB 발행사 중 관리종목 지정된 곳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은 지난해 10월에도 주식담보대출에 대해 비슷한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당시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은 1년 이내 M&A 기업에 대한 주식담보대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상상인저축은행 등에 따르면 이후 상상인저축은행의 주식담보대출 잔액은 2019년 9월 전년 동기 대비 약 870억원(32%) 줄었고, 같은 기간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주식담보대출 잔액도 약 580억원(29%) 감소했다.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은 또 이날 주식ㆍCBㆍBW 등 유가증권을 담보로 한 대출의 금리 인하를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의 유가증권담보대출이 지나치게 고금리를 취한다는 일각의 지적을 감안한 조치다. 상상인 측은 신용도가 높은 종목에 대해서는 연 10%대 미만 금리를 적용하고, 신용도가 낮은 종목에 대해서도 기존 금리보다 인하된 금리를 적용키로 했다.
 
상상인저축은행 관계자는 "주식과 CB담보대출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최근 중금리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했고, 여신상품의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신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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