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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 벌면 23만원 빠져나간다…비소비지출 역대 최대

중앙일보 2019.11.21 14:09
가계가 버는 소득 100만원 중 23만원은 세금·건강보험료·이자 같은 비소비지출로 빠져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소비지출 금액과 비중은 역대 최고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 부문)’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우리나라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한 487만6900원이다. 이 가운데 비소비지출은 6.9% 늘어난 113만8200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소득의 23.3%다. 이런 비소비지출 규모는 200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동 분기는 물론, 모든 분기를 통틀어 가장 컸다.
사상 최대로 늘어난 비소비지출. 그래픽=신재민 기자

사상 최대로 늘어난 비소비지출. 그래픽=신재민 기자

비소비지출이란 세금·국민연금보험료·건강보험료·대출이자·경조사비·종교단체 헌금 등 소비 활동과 무관하게 지갑에서 빠져나간 금액을 뜻한다. 비소비지출은 2017년 2분기부터 10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항목별로 뜯어보면 경상조세가 28만4600원으로 지난해보다 12.7% 증가했다. 사회보험과 연금 납부액도 각각 7.5%·5.9% 늘어난 16만6500원·16만1400원을 기록했다. ‘문재인 케어’, ‘재정 일자리 사업’ 등 이른바 ‘세금주도 성장’으로 비판받는 정책을 확대하면서 각종 명목으로 떼가는 돈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자 비용은 10.5% 늘어난 11만8500원이었다. 시장금리는 내렸지만, 가계대출 잔액이 늘어난 영향이다.
 
줄일 수 없는 지출인 비소비지출이 늘면 그만큼 가계의 소비 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 비소비지출이 늘면서 가계의 전년 동기 대비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은 1.5%로 올해 2분기(2.7%)보다 떨어진다. 지난해 3분기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이 0.3%로 낮았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3분기에는 기저효과가 있었음에도 증가세가 미미했다. 명목상 명세서에 찍히는 돈은 지난해와 견줘 나아졌지만, 비소비지출을 제하고 실제 손에 쥔 소득은 그만큼 늘지 않았다는 얘기다.  
 
박상영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고용상황의 양적 개선이나 상용직 근로자 전환으로 근로소득 증가로 과세 기반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경상조세가 빠르게 늘었고 사회보험료 증가세가 이어지는 것도 비소비지출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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