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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생각이 가을볕에 잘 익도록 여기 와서 풀어 놓으세요"

중앙일보 2019.11.21 11:40
11월11일 3기 마지막 강의를 마친 후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 글c클럽]

11월11일 3기 마지막 강의를 마친 후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 글c클럽]

 
중앙일보 글c클럽(이하 중글) 3기는 '글 익는 마을'이란 간판을 달고 지난 9월 가을을 함께 열었다. 회원들의 다양성은 더욱 두드러졌다. 17인 17색, 그중 가장 젊은 30대 김명재 건축사는 영국 유학파로 현재 플롯(PLOT)이란 설계회사 대표다. ”한국으로 돌아와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무척 바쁩니다. 그럼에도 월요일 저녁은 오롯이 저를 위해 투자한다는 일념으로 따로 빼놨지요.” 그 덕에 수십 년 만에 개근상을 받았다며 좋아했다. 정환수 태영건설 기획팀장은 남자로선 유일하게 그 대열에 들어 성실이 무기임을 입증했다.
 
"머리 복잡한 일이 너무 많았는데, 글c클럽에 와서 강의를 들으니 뜻밖에도 힐링이 되더라고요." 유럽 명품패션을 국내에 도입한 1세대 주인공인 김영주 신화코리아 부회장은 11월 11일 종강파티에서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번에 책 내는 꿈을 좀 더 구체화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같은 회사에서 함께 온 김미원 상무는 "개강 땐 끌려왔다고 말했지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었다"며 만족감을 감추지 않았다.
 
'여러 가지 일'을 한다는 서동희님은 수업시간에 질문을 잘해 강사들로부터 늘 칭찬을 받았다. "강의를 들을수록 글 쓰는 게 더욱 두려워졌다"는 그의 고백에 누군가 "핑계는 참 좋다"고 해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오랜 세월 약사로 일하다 은퇴한 양귀자님은 "글은 쓰는 게 아니라 고치는 것"이라는 강의를 새기며, 매일 새벽 일어나 쓴 글을 고치고 또 고쳤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 시절 부모님을 소재로 쓴 그 글을 종강 시간에 발표해 큰 박수를 받았다. 심상복 훈장은 즉석에서 "개근에 글까지 이렇게 잘 쓰셨으니 수석졸업"이라고 추켜세웠다.
 
11월11일 3기 마지막 강의를 하는 심상복 원장.

11월11일 3기 마지막 강의를 하는 심상복 원장.

중글 3기 회장으로 뽑힌 김영주 씨에게 수료증을 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글c클럽]

중글 3기 회장으로 뽑힌 김영주 씨에게 수료증을 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글c클럽]

 
글c클럽 강의가 좋다며 세 번째 참여한 이도 생겨났다. 홍보대행사 APR플러스의 박기량 대표다. 그는 자연을 좋아한다는 말과 자연과의 만남을 좋아한다는 말은 다르다고 말한다. 후자가 훨씬 적극적이고 구체적이라는 것이다. 전에 광화문 글판 운영에 직간접으로 간여했던 교보생명 권오광 전문위원도 3기에 참여했다. 그는 타고난 예능끼를 발휘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서양화가 김중식씨는 매일 아침 단체카톡방에 주옥같은 글을 올려주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중글 1기 선배의 소개로 참여한 리아디자인 최미옥 대표는 " 글과 예술, 문화에 관한 다양한 강의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미술을 전공하겠다는 딸의 진로에 걱정이 많았던 양대현 신용보증기금 팀장은 "앞으로는 딸이 좋아하는 일이라면 무조건 응원하겠다는 다짐을 글로 발표, 급우들의 '응원'을 듬뿍 받았다. 이동은 에쓰오일 팀장, 정찬용 한국투자공사 차장도 월요일은 가족과 저녁이 있는 삶을 잠시 유보했다. 소방공무원 이원주씨는, 30여년 거친 현장에서 임무를 완수하고 퇴임하는 선배를 기리는 원고를 마감 직전에 제출, 필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정수기 사업을 하는 최금두 정진워터퓨어 대표, 구제완 (주)인웅 대표는 업무에 치여 결석이 많았던 점을 아쉬워했다. 30대 박사 김창범 애널리스트도 빠진 날이 많았지만 "다음 기수 강의에 언제든지 참여할 수 있다"는 말에 안도했다.
 
◇중앙일보 글C클럽=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사회인 글쓰기 교실’이다. C는 창작자를 뜻하는 Creator의 두문자다. 한 번에 15~20명을 모집해 작가, 시인, 교수, 언론인으로부터 10회 강의를 듣고 글을 써본다. 그 글을 모아 책을 내는데, 글C클럽 다섯 번째 책인 『 모든 길은 글이 된다』가 이달 말 나온다. 12월 4일 서울 강남에서 출판기념회 겸 송년회가 열린다. 중글 4기는 내년 2월(매주 수요일 저녁) 오픈할 예정이다. 
 
심상복 글C클럽 원장 simba3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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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명 서지명 더,오래 팀 필진

더,오래 경제필진을 발굴하고 에디팅하고 있습니다. 시골에 내려가 책 읽고 글 쓰는 노후를 꿈꾸며 '로컬라이프'와 '반려도서'를 연재합니다. 노후, 은퇴라는 말만 들어도 숨이 '턱' 막힌다면 '더,오래'에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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