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당구장 창업 때 무엇이 힘들었나요? 묻고 또 물어본 이유

중앙일보 2019.11.21 10:00

[더,오래] 이태호의 직장 우물 벗어나기(6)

 
“이 대표, 무슨 사업해?” 
“나 당구장 프랜차이즈 사업해”
“당구장 프랜차이즈, 그런 게 있어?당구장이 프랜차이즈가 가능해?”
 
아직까지 당구장 프랜차이즈는 다소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는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사업 비즈니스 모델 구축 방식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당구업계 사장님들의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당구장 프랜차이즈 비즈니스 모델 구축 방식을 이야기하려 한다. [사진 pixabay]

당구업계 사장님들의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당구장 프랜차이즈 비즈니스 모델 구축 방식을 이야기하려 한다. [사진 pixabay]

 
2년 전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도 쉽게 볼 수 있던 당구장이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당시의 당구장이라면 나부터도 별로 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십 년 동안 정체됐던 데에는 그 이유가 있었다. 당구업계는 자영업 창업시장 내에서도 보수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새로운 신생업체가 판을 뒤집으러 뛰어든다는 것이 쉽지 않은 시장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래서 더 구미가 당긴 게 사실이었다.
 
잘하는 것도 그렇지만 이 게임은 스피드가 중요하다. 누가 먼저 시작해 판을 깔아놓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장논리는 자연스레 누가 시작하면 뒤따라오기 마련이다.
 
나는 당구장 사장님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그들의 현장 목소리가 듣고 싶어졌다. 무턱대고 동네 당구장 사장님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는 생각으로 그냥 부딪혀 보았다. 결국 그들의 심리를 정확히 알아차려 그들의 입장에서 대변하는 것에서 사업 성공 여부가 결판난다고 생각했다.
 
내가 만나본 당구장 영업주의 특징은 이랬다. 대부분 퇴직예정자 혹은 퇴직 3년 내외의 퇴직자들이 당구장을 창업해 운영 중이었다. 50대 중후반에서 60대 초반인 그들은 수십년 동안 현장일선에서 열심히 경제활동을 해왔다. 그들이 현역에서 물러난 뒤 시작한 인생2막의 주제가 바로 청춘시절 즐겨 치던 ‘당구’였던 것이다.
 
흔히 우리는 이들을 ‘당구 세대’라고 부른다.  현재 제2의 당구 붐을 일으키고 있는 주역이다. 분명 당구는 젊은 시절 유일한 오락이었을 것이다. 이제는 일선에서 은퇴하고 치열했던 젊은 시절 향수가 배어있는 당구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일제히 당구장 창업과정은 생각보다 순탄치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당구장에 대한 설렘은 당구장 창업을 결심하는 그 순간부터 걱정거리로 변했다고 한다. 당구장 창업은 손님 때 경험한 것처럼 그냥 당구대만 차려놓고 손님에게 당구공을 건네주면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리면 그 뒤로부터는 혼란의 연속이 시작된다. 아마 모든 자영업이 다 그렇듯이 손님과 주인의 입장은 천양지차로 벌어지기 마련이다. 내가 만난 당구장 사장님들의 고충이 대충 이랬다.
 
당구장 창업 과정이 재료상 주도여서 용품 및 시설의 하자발생 시 해결이 잘 되지 않는다. 하자가 발생하면 소비자는 늘 약자의 입장이 된다. [사진 pixabay]

당구장 창업 과정이 재료상 주도여서 용품 및 시설의 하자발생 시 해결이 잘 되지 않는다. 하자가 발생하면 소비자는 늘 약자의 입장이 된다. [사진 pixabay]

 
-창업 과정이 재료상 주도여서 불안하다
-자영업은 업종불문하고 너무나도 외롭다
-문제 발생시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파트너의 존재가 너무나도 필요하다. 그런데 당구장은 그런 존재가 없다
-비체계적인 당구용품 거래도 늘 불안하다
-당구장 운영 노하우를 얻고 싶다
-용품 및 시설의 하자발생 시 해결이 잘 되지 않는다. 소비자는 하자가 생기면 서 늘 약자 입장이 된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나는 더욱 확신이 들었다.자영업자에게는 기댈 존재가, 그리고 함께 고민을 풀어나갈 든든한 파트너가 필요했다.
그리고 당구 업계엔 그런 존재가 없었다.당구장 창업은 이제껏 독립점포 개업 형태로 이뤄지던 시장이었기에 자영업자 개개인은 거래에 있어서 ‘을’의 입장이었다.
 
업체와 소비자 중간에서 원활하게 모든 걸 한방에 처리해 줄 만능키 혹은 ‘파워 키맨(Power-Key man)’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나는 당구장 프랜차이즈의 정의를 동네당구장의 고민 만능 해결사로 명명했다. 상황에 따라 철물점이나 인테리어 업체의 역할을 할 수 있고, 혹은 당구장 운영 애로점을 들어 줄 파트너가 되기도 했다.
 
당구장 업계에서도 차츰 브랜드를 내세운 프랜차이즈 형태의 업체가 론칭되고 있다. [사진 pixabay]

당구장 업계에서도 차츰 브랜드를 내세운 프랜차이즈 형태의 업체가 론칭되고 있다. [사진 pixabay]

 
프랜차이즈는 그 산업을 한층 성숙시키고, 성장시키는 데 있어 가장 임팩트 있는 촉매재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껏 당구장 문화 뿐만 아니라 당구장 창업 시장 자체가 성숙하지 못한 원인이 프랜차이즈 부재라고 생각했다. 프랜차이즈의 순기능은 분명히 있지만, 아직 프랜차이즈에 대한 반발이 큰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단순하게 노하우 전수라든가 재료공급 차원이 아닌 정체된 기존 판을 뒤엎을 혁신 모델이 탄생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도 명쾌한 솔루션은 찾지 못했지만, 답을 현장에서 찾고 있고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기 위해 오늘도 노력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업계에서 생소하던 우리의 비즈니스모델은 차츰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당구장 업계에서도 차츰 브랜드를 내세운 프랜차이즈 형태의 업체가 속속 론칭되고 있다. 이전에는 특별했던 형식이 이제는 당연시 돼  가는 과정이다. 늘 처음이 어렵다. 하지만 처음 출발은 늘 현장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올댓메이커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이태호 대표 이태호 대표 올댓메이커 대표 필진

[이태호의 직장 우물 벗어나기] 번듯한 직장에 몸을 담그다가 무언가에 홀린 듯 사표를 내고 창업을 하게 되었다. 당구장브랜드 '작당'을 론칭, 많은 은퇴자 및 퇴직예정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으면서 전국 매장 30여개를 개설했다. 점주이자 손님인 시니어 층에 대한 관심이 많은 청년사업가이다. 그들을 만나면서 느꼈던 감정, 상황들을 풀어낸다.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