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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부, 법과 양심에 귀기울여야"...한일 법률가 단체 강제동원 공동선언

중앙일보 2019.11.20 16:19
20일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회의실에서 열린 강제동원 문제에 관한 한일 법률가 공동선언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20일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회의실에서 열린 강제동원 문제에 관한 한일 법률가 공동선언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과 일본의 법률가단체가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해 “필요하고 가능한 조치를 신속히 도모할 것을 요구한다”며 전향적 해결을 요구했다.
 
20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대회의실에서는 민변ㆍ인권법학회 등을 포함한 국내 6개 법률단체가 ‘강제동원문제에 관한 한ㆍ일 법률가 공동선언’을 진행했다.
 
일본에서도 오사카노동자변호단ㆍ사회문화법률센터 등 7개 법률가단체가 이날 오후 3시 일본 도쿄 니혼바시공화당 3연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같은 내용의 공동선언을 진행했다. 법률단체 소속이 아닌 개인 변호사와 연구자 123명도 선언에 동참했다.
 
양국의 법률가단체는 지난해 10월 30일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해당 일본기업이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오로지 정치적ㆍ외교적 문제로 다뤄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중대한 인권침해를 입은 강제동원 피해자의 인권 회복 문제”라고 주장했다.
 
또한 “(한일청구권협정으로) 강제동원 피해자의 개인배상청구권은 소멸되지 않았으며, 아직 해결된 것이 아니다”라며 “한국 대법원 판결은 피해자의 권리를 확인하고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적정한 소송절차를 거쳐 도출된 결론으로 존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피해 배상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공동선언문은 “한일 양국 정부 및 피고가 된 일본기업은 강제동원 피해자의 명예와 권리의 회복을 위해 독일에서의 ‘기억ㆍ책임ㆍ미래’ 기금, 중국인 강제연행ㆍ강제노동사건에서의 일본기업과 피해자와의 화해에 기초한 기금에 따른 해결 등도 참고하면서 필요하고 가능한 조치를 신속히 도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발표했다.
 
공동선언문에 언급된 독일의 ‘기억ㆍ책임ㆍ미래’ 기금은 지난 2002년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에 의해 강제징용 피해를 본 외국인들에게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독일 정부가 조성한 52억 유로 (약 7조4200억원) 규모의 재단이다. 중국의 강제징용 피해자들도 지난 2000년 일본의 가지마건설과 2009년 일본 니시마츠건설과 배상기금 등을 마련한다는 조건으로 화해했다.
 
김호철 민변 회장은 이날 발표에서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는 한일 법률가들의 거듭되는 법과 양심의 도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면서 “한일 양국 나아가 동북아 세계평화의 길에 나서줄 것을 공동선언을 통해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일 도쿄도 추오(中央)구에 있는 니혼바시공화당에서 오사카노동자변호단 등 7개 법률가 단체 소속 법률가들이 '강제동원문제에 관한 일한법률가에 의한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20일 도쿄도 추오(中央)구에 있는 니혼바시공화당에서 오사카노동자변호단 등 7개 법률가 단체 소속 법률가들이 '강제동원문제에 관한 일한법률가에 의한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일본 법률가단체도 이날 오후 3시 도쿄 니혼바시공화당 3연수실에서 공동선언을 발표하며 강제징용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가와가미 시로(川上詩朗) 변호사는 “확정판결을 따르는 것이 법치국가의 최소한의 룰”이라면서 “민간 기업이 자발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 정부가 방해하거나 해결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어선 안된다”고 밝혔다.
 
2000년 하시마 건설과 2009년 니시마츠 건설, 2016년 미쓰비시 머터리얼의 중국인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문제를 화해로 이끌었던 우치다 마사토시(內田雅敏) 변호사는 “일본 정부가 중국 피해자들과의 문제에선 반대하지 않고 소극적 지지를 했는데 한국엔 다른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와가미 변호사는 “판도라의 상자는 열리게 되어있다. 피할 수 없다면 정면으로 마주해 정부 뿐 아니라 모든 관련자가 일정의 책임과 역할을 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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