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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母·부인·제수' 명의신탁···檢 "재산 지키기에 일가 동원"

중앙일보 2019.11.20 15:03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5일 오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면회를 마친 뒤 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5일 오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면회를 마친 뒤 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아파트 이중 명의신탁에 개입하는 등 조 전 장관 일가가 재산을 지키기 위해 공동으로 움직인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은 정 교수가 일가 재산 지키기에 관여한 만큼 사학법인 웅동학원 관련 문제를 조 전 장관이 알았을 것이라 보고 있다. 조 전 장관의 동생 조모(52)씨는 웅동학원 허위소송 혐의(배임)로 구속기소됐다.

 

검찰, 위장이혼·명의신탁 결론

20일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조씨의 공소장과 중앙일보 취재 결과에 따르면 조씨 부부는 위장 이혼한 뒤 최근까지 부산 해운대 아파트에 동거했다. 이 아파트의 명의상 소유주는 2017년 11월 정 교수에서 조씨의 전 부인 조모씨로 바뀌었다. 이 아파트를 두고 조 전 장관의 인사검증 과정에서 명의신탁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은 명의신탁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해 아파트 실소유주가 조 전 장관의 전 제수씨인 조씨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고 한다. 2017년 11월은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던 때로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를 강화하는 시기였다. 야당에서는 다주택자 규제 때문에 정 교수가 자신의 아파트를 전 동서로 명의신탁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9월 10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동생 전 처 집인 부산 해운대구 모 아파트에서 압수수색 물품을 들고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9월 10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동생 전 처 집인 부산 해운대구 모 아파트에서 압수수색 물품을 들고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아파트 실소유주가 정 교수의 전 동서가 아니라고 결론 내면서도 정 교수에게 명의신탁 관련 혐의를 적용하진 않았다. 명의신탁은 아파트의 실소유주를 부동산실명법 위반으로 기소할 수 있는 범죄다. 검찰이 정 교수에게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건 이 아파트의 실소유주가 조 전 장관의 어머니인 박정숙(81) 웅동학원 이사장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 이사장 소유 아파트에 정 교수가 명의만 올려놓고 있었고 다주택자 규제로 인해 이를 전 동서인 조씨에게 넘겼다는 것이다. 조 전 장관을 중심으로 보면 한 아파트를 어머니·부인·제수가 차례로 명의신탁을 한 것이다. 일종의 이중 명의신탁이다. 조 전 장관 일가가 '재산 공동체'처럼 움직였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강제집행 피하려 아파트는 며느리들 명의로 

검찰은 박 이사장이 해운대구 아파트의 명의를 며느리인 정 교수로 올려놓은 건 채무 때문이라고 본다. 박 이사장과 조씨 등은 웅동학원 이전 공사 당시 은행에서 수십억원을 빌리면서 연대 보증을 섰고 이를 갚지 못해 거액의 빚을 떠안게 됐다. 조씨가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해 위장이혼한 것과 마찬가지로 박 이사장은 자신의 부동산을 정 교수의 명의로 해 놓은 것이다.
지난달 3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연합뉴스]

검찰은 박 이사장이 자신의 재산 목록에 해운대구 아파트를 기재한 문건까지 확보했다고 한다. 박 이사장에게 명의신탁 책임이 있는 만큼 검찰 소환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 이사장은 조 전 장관 동생과 함께 2017년 2차 허위소송을 통해 94억원대 채권을 확보하는 데 관여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박 이사장)조사 필요성 여부를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동생 넘어 조국 부부 향하는 웅동학원 의혹

웅동학원 허위소송과 채용비리 혐의가 조 전 장관의 동생을 넘어 조 전 장관 부부를 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 전 장관 일가의 재산을 지키기 위한 명의신탁 등에 정 교수가 직접 가담한 정황 등을 검찰이 구체적으로 파악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정 교수까지 개입한 일을 조 전 장관이 몰랐을 리 없다고 본다.
 
검찰 관계자는 “(조 전 장관에 대한)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소환 일자 등에 대해 변호사 측 입장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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