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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버스 파업 이틀째, 출퇴근길 8만명 영하 날씨에 떨었다

중앙일보 2019.11.20 11:06
임금협상 관련 조정 결렬로 이틀째 파업중인 경기도 고양시 명성운수 사태로 20일 대화동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임금협상 관련 조정 결렬로 이틀째 파업중인 경기도 고양시 명성운수 사태로 20일 대화동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고양시 명성운수의 버스 파업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출근길 고양시민 8만여 명이 20일 이틀째 한파 속에 큰 고통을 겪었다. 이는 임금협상 관련 조정 결렬로 고양지역 버스업체 명성운수 노조의 파업으로 서울시와 경기도 고양시를 연결하는 20개 노선 270여 대 버스 운행이 중단된 때문이다.
 
이날 오전 7시쯤 고양시 대화역 버스정류장에는 강추위 속에 서울로 출근하려는 시민들의 대기 행렬이 20m가량 길게 이어졌다. 대화동에서 서울 광화문 회사로 출근하는 조동규(42)씨는 “영하의 강추위 속에 20분 정도 기다려 대체버스를 탔다”며 “하루도 아니고 이틀째 출근 고통이 이어지는데 파업 해결 기미도 잘 안 보여 애꿎은 고양시민들의 출근 고행길 고통이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화가 치민다”고 말했다.
 

“왜 시민들이 버스 파업 고통 계속 받아야 하나”  

주엽동에서 서울 당산동 회사로 출근한 이경애(28·여)씨는 “10여 분을 기다려 승객들로 빼곡한 서울 김포공항 방면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가다 전철로 갈아타고 빙 돌아 1시간 20여분 만에 출근했다”고 말했다. 행신동에서 서울 제기동으로 출근한 이석규(52)씨는 “마을버스도 16분씩 기다려야 해서 집에서 20분 정도 거리인 경의·중앙선으로 걸어가 이미 만원인 전동차를 타고 출근했다”며 “시민들이 볼모도 아니고, 왜 시민들만 버스 파업의 고통을 고스란히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0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한 버스정류장에서 파업중인 명성운수 버스 노동자들이 시민들에게 파업 이유를 설명하는 유인물을 나눠주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한 버스정류장에서 파업중인 명성운수 버스 노동자들이 시민들에게 파업 이유를 설명하는 유인물을 나눠주고 있다. [연합뉴스]

 
고양시 백석동에서 서울 신촌 회사로 출근한 유성규(41)씨는 “어제는 대체 버스를 타고 갔지만, 영하의 추위 속에 길에서 장시간 버스를 기다리기 힘들어 오늘은 자가용으로 출근했다”며 “회사에 주차장이 없어 유료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7시 30분쯤 출근길 고양시 버스정류장에서는 난리 통 같은 장면도 목격됐다. 출근 객이 몰리는 주요 역에만 정차하며 서울 도심으로 곧장 가는 광역급행버스(M-버스) 한 대가 정차역이 아닌 행신동 버스정류장에 갑자기 멈췄다. 정류장에 몰려 있던 승객들을 태워달라며 애타게 손을 흔들자 이들을 태우기 위해 광역급행버스가 임시로 정차한 것이었다.      

 
고양시에서는 명성운수 노조의 파업으로 광역버스인 M7129·1000·1100·1900·3300·9700·1082·1500번, 좌석버스인 830·870·871·108·921번, 시내버스인 72·77·82·66·11·999번 등 운행이 이틀째 중단됐다. 경기도와 고양시는 파업으로 인한 출·퇴근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날부터 고양∼서울역 노선에 전세 버스 20대를 긴급 투입해 대체했다. 경기도와 고양시는 이날 고양∼영등포 노선에 전세 버스 10대를 추가 투입했다.
이틀째 명성운수가 파업을 하고 있는 가운데 20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한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틀째 명성운수가 파업을 하고 있는 가운데 20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한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노사 간 임금 인상 폭 입장차 커 난항  

그러나 명성운수 노사가 임금 인상 폭 등을 놓고 큰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파업사태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이날 오전 9시부터 전국철도노동조합이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가 경의·중앙선과 KTX 등을 이용하는 고양시민들은 출퇴근 때 불편이 가중될 우려도 있다.
 
명성운수 노사는 지난 5∼10월 모두 9차례 교섭을 했으나 결렬돼 노조가 지난달 22일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했다. 이후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2차례 조정이 실패하자 노조는 결국 19일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명성운수 노조 측은 “의무근로일수를 13일에서 12일로 1일 단축하고 줄어든 1일 치 임금 보전을 요구했으나 회사 측이 근로일수 단축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대신 임금 14만원 인상만 제시했다”며 “경기도 버스 노동자의 평균임금과 비교해 20만∼30만원 적은 상태에서 회사 측의 안을 수용할 수 없었다”고 파업 이유를 설명했다.  
  
고양=전익진·박해리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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