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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김세연 매도는 한국당 자해…선혈 낭자한 공천혁신해야”

중앙일보 2019.11.20 05:00 종합 8면 지면보기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19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19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김세연 의원을 욕할 게 아니라 공천관리위원회에 넣어서 혁신 공천을 해야 한다. 그게 자유한국당이 살길이다.”

한국당이 ‘김세연’을 대하는 방식

 
1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자유한국당 김용태(51·서울 양천을·사진) 의원은 거침이 없었다. “어떤 말을 듣고 싶냐”고 되묻던 그였지만 막상 인터뷰가 시작되자 질문을 꺼내기도 전에 30여분간 격앙된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김 의원은 김세연 의원과 공통점이 많다. 두 사람 모두 18대 국회 때 여의도에 입성해 낙선 없이 3선에 올랐다. 당내에선 개혁 성향 소장파로 분류되어 왔다. 또 김 의원은 지난해 스스로 지역구(서울 양천을) 당협위원장에서 물러난 상태다.
 
그런 만큼 김 의원은 김세연 의원의 입장에 공감대가 컸다. 한국당 일각에서 나오는 김세연 의원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두고 ‘자해(自害)’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당이 조국 사태로 치명적 착각에 빠져 있다”며 “이대로라면 2016년 총선보다 나쁜 성적표를 받아든다. 시대ㆍ세대교체를 통해 물갈이가 아닌 판 갈이, 리모델링이 아닌 재건축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황교안 대표에 대해서는 “김세연 의원의 불출마가 깔아놓은 판을 살려 나가야 한다. 선혈이 낭자한 공천혁신을 해야 그나마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주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19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19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김세연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지도부 불출마 요구에 대해 황 대표는 ‘총선 지면 책임지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의 ‘자기희생’에 대한 잘못된 답변이다. “김세연 의원에게 너무 미안하면서도 너무 고맙다. 당의 과감한 인적혁신을 위한 밑거름으로 쓰겠다”고 답했어야 했다. 그러면서 50% 물갈이, 강세지역에는 30·40대 및 여성 전략공천을 내걸고 “나를 포함해 소위 ‘측근’도 예외 없다”며 국민이 볼 때 가혹할 정도의 기준을 내걸었어야 했다. 야당의 생명은 도덕적·정치적 정당성이고, 이를 확보하는 길은 자기희생이다. 황 대표가 이런 말을 했으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외면하고 모면하기에 바빴다.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김 의원이 한국당을 두고 ‘좀비 정당’, ‘역사의 민폐’ 등이라고 발언한 데도 동의하나?
그 말을 놓고 ‘우물에 침 뱉기’, ‘자기 비하’라고 폄하한다면 그 자체가 우리 당에 대한 자해 행위다. 김 의원의 지적이 틀린 것 없다. 국민의 시각을 아프게 받아들이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아프게 지적했다. 그럼 우리는 국민의 예상과 기대를 뛰어넘어야 한다. 변화 요구를 뛰어넘어야 비로소 국민들이 ‘진짜로 정신 차렸구나, 무언가 해보는구나’라고 받아들인다.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19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19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지난 총선을 예로 들면서 선거를 앞두고 적전 분열이 가장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2000년 총선 때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김윤환, 신상우 등 잘라낼 때 어땠나. 저 사람들이 탈당해서 신당 차린다고 우려했고 그렇게 됐지만 국민들은 견제세력으로 한나라당을 선택했다. 선혈이 낭자한 자기희생을 통해 국민이 표를 줄 만한 기준을 내밀어야 한다. 황 대표가 절대자와 기도하고 대화하는 것처럼 국민을 믿고 결단하면 국민이 도와준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안보 상황이 나쁘기 때문에 분열만 안 하고 적절히 봉합하면 이긴다고 하는 건 악마의 속삭임이다.  
 
한국당 내에서 이런 목소리가 크지 않다.  
지금 한국당의 가장 치명적인 착각이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하고 완전 딴 세상을 살게 된 것이다. 586세력의 위선의 민낯을 봤다는 데까지는 국민들도 동의한다. 그래서 우리가 그 자리를 대신하겠다? 국민들이 보기에 한국당은 586보다 윗세대고 국정농단으로 정권을 내준 세력이다. 그런 우리가 586의 자리를 대체하겠다고 하니까 어이가 없다는 것이다. 판갈이 하고, 재건축해서 새로운 사람들이 차지하게 한 뒤 국민에게 내보여야 한다.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19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19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새로운 사람들’이 누구인가
지금 중요한 것은 세대·젠더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이다. 40대 이하 세대에게 ‘당신들의 아픔을 이해하며 공감한다. 당신들의 이익을 대변하겠다’며 선의를 갖고 공감하는 척, 대변하는 척하는 건 끝내야 한다. 40대 이하, 여성, 4차 산업혁명 관련 인사가 들어와 이끌어야 한다. 해당 분야에서 성공해서 국회의원을 경력의 피날레로 삼으려는 사람들은 그만 받자. 그런 면에서 김세연·유민봉 의원을 오히려 공천관리위원회에 넣어야 한다.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이 공관위에 들어가 국민의 기준에서 공천해야 한다. 황 대표는 인적 쇄신의 기준과 폭을 제시하면 된다. 
 
3선 의원이다. 세(勢)를 모아 이런 목소리를 당내에서 현실적으로 키울 생각은 없나?
이런 말을 하다가 김세연 의원이 한계에 부딪혀서 제물이 됐다. 지금 한국당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따지고 윽박질러서 될 일이 아니다. 결국 황교안 대표가 결단할 일이다. 당 존망의 키를 황 대표가 잡고 있다. 나는 그 과정에서 불출마하라면 불출마하고 험지에 가라면 험지에 가고 여권의 센 사람하고 붙으라면 그렇게 하겠다. 아울러 김무성·김병준·홍준표 등은 수도권에서 장렬하게 싸워야 한다. 이런 목소리를 계속 내는 것이 나의 몫이다. 
 
한국당을 지금 당장 해체해야 하나
일단은 안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최대한해야 한다. 인적 쇄신이 먼저다. 그러고도 안 되면 다음 단계를 생각해야 한다.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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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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