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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잡이배 불 1명 사망 11명 실종

중앙일보 2019.11.20 00:11 종합 16면 지면보기
제주 차귀도 서쪽 해상에서 19일 12명을 태운 29t급 갈치잡이 어선에서 불이 나 해경 대원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목포해양경찰서]

제주 차귀도 서쪽 해상에서 19일 12명을 태운 29t급 갈치잡이 어선에서 불이 나 해경 대원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목포해양경찰서]

제주 차귀도 인근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에서 불이 나 선원 11명이 실종됐다. 선원 김모(61)씨는 구조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제주 앞바다서 조업 중 사고
한국인 6명, 베트남인 6명 탑승
해경 선실 수색, 실종자 못찾아

제주해경에 따르면 19일 오전 7시 9분쯤 제주 차귀도 서쪽 76㎞ 해상에서 통영선적 연승어선 대성호(29t)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선원 11명은 실종상태다.
 
김씨는 이날 오전 10시 37분쯤 발견됐다. 그는 맥박과 호흡이 없어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해경 헬기로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끝내 숨졌다. 당시 선체는 상부가 다 탔고, 불씨가 남아 있는 상태였다. 신고 접수 당시에도 이미 배가 상당 부분 타 있는 상태였다.
 
사고 어선에는 선장 정모(56·통영), 선원 강모(53·통영)씨 등 한국인 6명과 누옌 반북(32) 등 베트남 선원 6명까지 모두 12명이 타고 있었다. 이 어선은 지난 8일 오전 10시 38분 경남 통영시 통영항을 출항해 18일 오후 8시 35분 입항 예정이었다. 이 배는 연승어업으로 주로 갈치와 장어 등을 잡아 왔다. 연승어업은 수많은 낚싯줄을 늘어뜨리는 방식이다.
 
사고해역에는 해군과 해경 함정 9척과 헬기 등 항공기 10대가 투입됐다. 어업지도선 2척과 민간어선 3척도 구조 활동에 나섰다. 해경은 해군과 남해어업관리단에 구조 협조를 요청하는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수색에 나섰다. 하지만 사고 해역 인근에는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경 잠수 구조대원들은 선체 내부로 3차례 진입했지만, 추가 실종자는 찾지 못했다. 해경은 선체 도면상 선원 침실이 선미 쪽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수색을 집중하고 있다. 해경은 대성호 침실은 잠수 구조대원이 내부를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화재 피해가 심한 것으로 전했다. 어민들은 합선가능성, 엔진과열, 주방실 가스관리 소홀 등을 화재 원인으로 꼽았다.
 
제주해경에 따르면 대성호의 선박자동식별장치 신호는 이날 오전 4시 15분쯤 끊겼다. 선박자동식별장치는 배가 전복되거나 침몰하면 해경으로 이상 신호를 보내는 장치다. 어선 화재는 인근 어선이 오전 7시 5분쯤 신고했다. 선박자동식별장치 신호가 끊긴 이후 신고 접수까지 3시간 정도 차이가 있다. 해경이 오전 8시 15분쯤 사고현장에 도착했을 때 대성호는 화염에 휩싸인 상태였다. 화염 때문에 헬기를 이용한 구조요원 진입도 불가능했다.
 
불이 순식간에 번져 선원들 스스로 해경 등에 구조를 요청하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있다. 구조된 김씨도 화상이 심한 상태였다. 선박화재는 해경의 진화작업에도 불구하고 오전 9시 40분쯤 선체가 파도에 뒤집히면서 꺼졌다. 해경 조사결과 대성호는 17년 전인 2002년에 건조된 선박으로 화재에 취약한 섬유강화플라스틱(FRP) 소재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사고해역 수온이 19~20도를 유지해 실종자들이 저체온증 등을 견디면서 24시간 정도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성호는 19일 오전 3시까지 인근 어선과 통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실종자를 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선박자동식별장치 신호가 끊어진 오전 4시부터 24시간 뒤인 20일 오전 4시까지로 보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실종자들이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어야 생존 가능성이 크지만, 착용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망한 선원 김모(61)씨는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상태였다.
 
제주=최충일·진창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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