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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트럼프 앞에서 “금리인하 NO”

중앙일보 2019.11.20 00:02 경제 4면 지면보기
2017년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제롬 파월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으로 지명한 직후 모습. 이후 기준금리 인하를 놓고 둘의 관계는 평탄하지 못했다. [로이터=연합뉴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제롬 파월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으로 지명한 직후 모습. 이후 기준금리 인하를 놓고 둘의 관계는 평탄하지 못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판정패인가. 트럼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백악관으로 불러들여 회동했다. 하지만 원했던 결과인 추가 금리인하 약속은 받아내지 못했다.
 

“Fed의장 미쳤다” 비난해 온 트럼프
백악관 불러 노골적 압박했지만
파월 “연내 추가 인하 없다” 쐐기
내달 미국 기준금리 동결 확실시

Fed는 회동 후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통화 정책은 앞으로도 비정치적(non political) 방식으로 결정하겠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추가 금리인하를 압박해도 Fed는 꿈쩍하지 않고 정치적 중립을 지키겠다는 뜻을 면전에 대고 분명히 했다는 뜻이다. 내년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시중에 돈을 더 풀어 주식시장을 띄우려는 트럼프의 요구를 파월이 차단한 셈이다. Fed는 미국의 중앙은행이다.
 
이번 회동은 백악관이 사전에 발표한 트럼프의 일정엔 포함되지 않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 전했다. 트럼프가 파월을 긴급 호출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와 파월이 공식 회동한 것은 지난 2월 백악관 만찬 이후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동안 트럼프는 파월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해왔다. “미쳤다” “한심하다” “실망스럽다” 등 원색적 표현까지 동원하면서다. 트럼프는 이번 회동의 엿새 전인 지난 12일 뉴욕 경제클럽 행사에 참석해 “Fed가 금리를 너무 빨리 올렸는데 내리는 건 너무 굼뜨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이어 “(일본이나 유럽처럼) 마이너스 금리로 돈을 빌린 쪽이 이자를 받는 국가들과 우리는 경쟁하고 있다”며 “나도 그런 돈을 받고 싶다. 내게도 그런 돈을 달라”고 말했다. 파월을 향한 돌직구 메시지였다.
 
Fed는 올해 들어 7월과 9월에 이어 10월까지 세 번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를 인하했다. 지난달 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연 1.75%~2%였던 기준금리를 1.50~1.75%로 0.25%포인트 내렸다. 올해 세 차례에 걸친 금리 인하폭은 0.75%포인트다. 트럼프가 원하는 대폭 인하와는 거리가 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FOMC는 올해 한 차례 더 남아 있다. 다음달 10~11일이다. 하지만 파월은 연내 추가 금리인하는 없을 것이란 뜻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지난 13~14일 의회에 출석해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펼쳤다. 세 차례 금리인하로 시중에 돈을 돌게 하고 경기둔화 위험을 차단했으니 당분간은 금리동결 정책을 펴겠다는 입장이다. 파월의 자신감 뒤엔 양호한 경제지표가 있다. 미국의 실업률은 3.5%로 5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는 2만8000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국내에선 한국은행이 지난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렸다. 이로써 한은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인 연 1.25%까지 낮아졌다. 올해 마지막으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9일 열린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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