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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명길 “제3국은 스웨덴, 앉을 자리 가려야”

중앙일보 2019.11.19 16:25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12월중 북미 실무협상을 하자는 미국의 제안을 북한에 전달한 ‘제3국’은 스웨덴이라고 19일 밝혔다. 그러면서 스웨덴의 중재가 필요없으니 미국이 직접 나서라고 요구했다. 김명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가 제기한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14일 담화에서 언급한) 제3국은 스웨리예(스웨덴)를 두고 한 말”이라고 알렸다. 김명길은 지난 14일 담화에서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스티븐) 비건이 제3국을 통하여 조미 쌍방이 12월중 다시 만나 협상하길 바란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고 공개했다. 당시엔 제3국이라고만 했는데, 이날은 미국의 협상 제안을 전달한 창구가 스웨덴 임을 알린 것이다.<본지 11월 19일 5면>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 [연합뉴스]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 [연합뉴스]

 

스웨덴도 빠지라는 북한
대미 직거래하려는 속내

실무협상 재개 가능성과 관련해 김명길은 “미국이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철회할 결단을 내리지 않는 한 조미대화는 언제가도 열리기 힘들게 돼 있다”며 최근 북한이 소나기 담화를 통해 주장해온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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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일 스웨덴에서 열린 북ㆍ미 실무협상 수석대표로 나섰던 김명길은 “스웨덴이 협상 장소를 제공하고 편의를 보장해준데 대하여 평가한다”며 감사의 뜻을 보였다. 하지만 “조미가 서로의 입장을 너무도 명백히 알고 있는 실정에서 더이상 조미대화 문제를 들고 다닐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향후 협상 과정에서 스웨덴의 중재자 역할을 거부했다. 미국이 스웨덴을 통로로 사용한 것에 대해 “미국측이 우리에게 빌붙는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스웨리예를 이용해 먹은 것 같다”고도 했다. 14일 담화에서 “할 말이 있으면 직접 제기하면 되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과 같은 맥락이다. 김명길은 이날 스웨덴을 향해 “푼수없는 행동”이라고도 했는데, 이는 지난해 한국의 중재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이후 지난 7월과 8월 한국정부는 빠지라고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스웨덴도 빠지라는 취지로 미국과 직거래를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명길은 “스웨리예 측은 정세 판단을 바로 하고 앉을 자리, 설 자리를 가려볼 것을 권고한다"고도 밝혔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제시한 연말시한을 앞두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측의 입장을 직접 확인한 뒤 협상에 나서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나서 협상 의지를 밝히면서 양보하는 기미가 보이자 중재자를 거치는 ‘번거로움’을 없애고, 미국과 1대 1로 겨루겠다는 뜻이라는 얘기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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