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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中대사관 앞서 나온 홍콩시위 지지...일부 중국인 '욕설'

중앙일보 2019.11.19 16:21
홍콩 항쟁을 지지하는 학생과 청년들이 19일 오전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홍콩 탄압 중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콩 항쟁을 지지하는 학생과 청년들이 19일 오전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홍콩 탄압 중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범죄인 인도법안’으로 촉발한 홍콩 민주 시위대와 경찰 간 '강 대 강' 대치로 유혈사태가 우려되는 가운데 국내 대학생 단체가 19일 서울 중구 명동 중국대사관 인근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입장을 냈다. 중국 정부는 홍콩 정부의 강경 진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홍콩 사무는 중국의 ‘내정’으로 외부의 간섭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대학 캠퍼스 안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홍콩시위 지지 움직임이 거리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군부독재 맞선 우리 홍콩학생과 공명" 

이날 오전 11시쯤 중국대사관 앞에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과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등 6개 단체 3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과거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화를 이룬 우리나라 학생·청년은 홍콩 학생과 공명하고 있다”며 “탄압 수준을 한층 올리기로 한 시진핑 중국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의 손에는 ‘홍콩 항쟁 지지한다’고 적힌 손팻말이 들려 있었다.
 
다만 학생모임 등은 중국인 혐오현상으로의 왜곡은 경계했다. 이들은 “이번 연대 활동은 중국인을 적대 또는 배척하고자 함은 결코 아니다”며 “홍콩의 독립을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이번 시위·강경 진압에 대한 입장을 내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졌다. 집회를 지켜보던 일부 중국인 관광객은 욕설을 내뱉기도 했지만 불미스러운 상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19일 오전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홍콩 탄압 중지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 학생과 청년들이 명동 인근을 행진하고 있다.   이날 회견과 행진에는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등이 참여했다. [연합뉴스]

19일 오전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홍콩 탄압 중지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 학생과 청년들이 명동 인근을 행진하고 있다. 이날 회견과 행진에는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등이 참여했다. [연합뉴스]

 

불법집회 해산한 뒤 가두행진 벌여 

집회 시작 7분 뒤 경찰은 신고되지 않은 ‘불법 집회’라며 자진해산 명령 내렸다. 기자회견을 마친 집회 참가자는 명동을 찾은 시민들에게 홍콩 시위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하며 행진을 벌였다. 행진 중간중간 “홍콩 항쟁 지지한다” “강경 진압 중단하라” 등 구호가 나왔다. 일부 외국인 관광객은 이런 행진 모습을 사진 촬영하는 등 관심 보이기도 했다.  
 
학생모임 측은 오는 23일에도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도심 집회를 열 계획이다. 

18일 오후 홍콩 침사추이역 인근 도로에서 시민들이 행진하고 있다. [뉴스1]

18일 오후 홍콩 침사추이역 인근 도로에서 시민들이 행진하고 있다. [뉴스1]

 

홍콩 사태 장기화 속 싹트는 반중감정 

한편, 홍콩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중국에 대한 ‘반중(反中) 감정’이 국내 대학생들 사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14일 경기도 수원의 아주대학교 내 민주화 운동의 상징으로 불리는 ‘레논 벽’은 “폭력시위 반대!” 등 홍콩 시위 지지를 비난하는 의견으로 가득 찼다. 10명 이상의 중국인 유학생이 레논 벽으로의 접근을 막은 일도 있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한국 학생과 갈등도 일어났다. 
 
앞서 한양대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한국 학생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이는 과정에서 중국 유학생과 충돌한 것이다. 또 같은 날 한국외대에서는 홍콩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대자보가 찢긴 채 발견되기도 했다.
 

"중국(인) 혐오로의 확산은 경계해야" 

한국 학생과 중국 유학생 사이 크고 작은 충돌이 이어지며 서울시 내 몇몇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반중 감정이 실린 게시물도 올라오고 있다. 실제 한 커뮤니티에는 “중국인 여러분 그냥 전 여러분이 싫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또 다른 대학의 커뮤니티에는 중국인들을 ‘노답(답이 없다)’이라 지칭하는 가하면, 과거 6·25 전쟁까지 거론하며 ‘중국은 당시 국제법을 위반하면서 참전한 것도 합리화한다’고 썼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생각을 대자보 훼손으로 옮기는 중국인 유학생의 행동도 곤란하지만 중국(인)에 대한 혐오 역시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김태호·김민욱 기자 kim.ta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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