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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복면금지법 위헌' 비웃는 中…"위헌여부 오직 中이 판단"

중앙일보 2019.11.19 11:38
지난달 6일 홍콩의 한 시민이 복면을 쓰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6일 홍콩의 한 시민이 복면을 쓰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홍콩 법원이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禁蒙面法)을 위헌이라고 결정한 것에 대해 중국 입법부와 관영언론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입법부, 관영언론 등 일제히 반발
지난달 긴급법 발동해 '복면금지' 시행
"1997년 긴급법, 헌법 포함돼 합치" 주장

중국의 입법부에 해당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법제공작위원회는 19일 성명을 내고 "홍콩특별행정구 법률이 홍콩 기본법과 합치하는지 여부는 오직 전인대 상무위원회만이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다"며 "다른 기관은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전인대는 홍콩 법원의 헌법 해석 권한을 제한하면서도 복면금지법이 홍콩의 헌법인 기본법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전인대는 "1997년 2월23일 8차 전인대 상무위는 '긴급정황규례조례'(긴급법)를 특구의 법률로 승인했기 때문에 해당 법안은 기본법에 부합한다"며 "(홍콩) 고등법원의 판결은 행정장관과 특구정부의 관할권을 약화시켰고 홍콩 기본법과 전인대 상무위의 결정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관영 매체들도 이날 일제히 홍콩 고등법원의 위헌 결정에 반발하는 논평을 쏟아냈다. 글로벌 타임스는 논평에서 "복면금지법 위헌 결정으로 홍콩 사태가 악화할 것"이라며 "홍콩 경찰의 질서 회복 작업이 한층 더 어려워지게 됐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번 판결은 급진주의 시위대를 더 고무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홍콩 고등법원의 판결은 이미 엄청난 부작용을 일으켰다"고 썼다.
지난달 5일부터 홍콩 정부는 시위대의 복면 착용을 금지했지만, 시위대는 이에 반발하는 의미로 다양한 모양의 마스크를 쓰고 시위에 참여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5일부터 홍콩 정부는 시위대의 복면 착용을 금지했지만, 시위대는 이에 반발하는 의미로 다양한 모양의 마스크를 쓰고 시위에 참여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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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이날 사설에서 "홍콩은 일찍이 중국에 반환됐고 중국과 절대로 분할될 수 없는 일부분"이라며 "홍콩은 중국과 서방을 잇는 연결 통로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는 중국과 서방 사이에 큰 협력 공간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도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긴급법은 1997년 2월 전인대 상무위를 통과해 기본법에 포함됐다"며 "홍콩 행정장관이 해당 법안에 근거해 '복면금지법'을 채택한 것은 기본법에 의거하고 전인대 상무위가 부여한 권한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변인은 "복면금지법은 논란을 멈추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발휘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입법부와 관영언론,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의 일사불란한 반발은 앞서 지난 18일 홍콩 고등법원의 복면금지법 위헌 결정이 나오고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홍콩 고등법원은 전날 복면금지법에 제기된 위헌소송과 관련해 "복면금지법으로 인한 기본권 제한이 공공 안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합리적 수준을 넘어섰다"며 “홍콩 기본법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달 4일 ‘긴급정황규례조례(긴급법)’를 발동해 다음 날 오전 0시부터 시위대의 복면 착용을 금지해왔다. 홍콩 민주화를 지지하는 민주파 의원 24명과 시민사회단체가 복면금지법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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