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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곧 보자"에 김영철 "제재부터", 美 입장 변화없다

중앙일보 2019.11.19 10:14
지난 6월 30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AP=연합뉴스]

지난 6월 30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3차 정상회담 제안에 대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한나절 만에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 전에는 비핵화 협상은 꿈도 꾸지 말라"고 주장했다. 한·미가 북한을 협상장에 복귀시키려 연합훈련을 유예하자 적대시 정책, 즉 제재 해제를 협상의 전제 요건으로 요구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탄핵 위기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도이지만 미국이 제재 해제를 수용할 가능성은 현재로썬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北 트럼프 탄핵 위기 활용, "오히려 양보 힘들어"
국무부·국방부 "중국 제재 준수, 정권 압박해야"
비건 만난 김연철 "美 협상위해 여러가지 검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요르단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이 국제법상 불법이 아니라는 발표를 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북한에 대해선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국무부는 제재 완화 전제 조건에 대한 입장을 묻는 별도의 중앙일보 질의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미 국무부와 국방부 고위 관리들은 하지만 북한 협상 복귀를 위해 중국이 유엔 제재를 철저히 이행하라고 거듭 압박하는 상황이다. 국무부 고위 관리는 15일 브리핑에서 "최근 중국을 방문해 '북한과 외교적 해결의 공간이 빠르게 닫히고 있다'며 정권에 대한 압박을 유지하라고 촉구했다"며 "중국은 영해에서 벌어지는 선박 간 환적 같은 제재 회피를 막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2월 22일 유엔이 지정한 시한까지 수천 명의 북한 노동자도 본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부장관 지명자)와 국무부에서 면담한 뒤 특파원들에게 "미국도 협상 성공을 위해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예민한 시기이기 때문에 자세히 얘기하기 힘들다"고만 했다. "비핵화 협상 성공을 위한 창의적이고 유연한 방법론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이들 방법론에 제재 완화가 포함돼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고위 외교 소식통은 "미국의 상당한 비핵화 이전에 제재 해제는 없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어 제재 완화 전제 조건을 수용할 가능성은 없다"며 "유엔 제재 구조에서 어려운 일인 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청문회 와중에 민주당에 트집에 잡힐 양보를 하기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성명이 우후죽순으로 나오는 것은 북한이 스스로 정한 연말 시한에 묶여 조바심을 내는 모양새"라고도 덧붙였다. 
 

맥스웰 "김정은 3차 회담서 베이컨 못 가져가면 군·엘리트 반발 직면"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이미 미국과 1, 2차 정상회담과 6·30 판문점 회동을 통해 국제적 위상이나 정권 정당성은 얻을 만큼 얻었다고 생각한다"며 "3차 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재 완화"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세 번째 회담에서 제재 완화라는 베이컨을 가져가지 못할 경우 군부와 엘리트로부터 훨씬 큰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은 비핵화를 진전하기 위한 정상회담 대가로 우리가 양보하기를 바라지만 그런 속임수엔 넘어가선 안 된다"며 "두 정상 간 합의를 이끌 실질적 실무협상 없이 정상회담을 해선 안 된다"라고도 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트위터에서 "북한은 우리 동맹의 일방적인 연합군사 훈련 취소에도 외교적 긍정적 응답을 하거나 자신들의 군사훈련을 줄이지도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어제 3차 정상회담 제안도 '우리는 더는 미국의 자랑거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신속히 거부했다"고 말했다. "북한에 성명에 자주 동의하기 힘들지만, 미국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 진전이 있는 것처럼 사칭하고 있다"고 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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