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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징금 많지 않네"…배짱 대기업의 반복적 폐수 방류 막는다

중앙일보 2019.11.19 10:06
산업 폐수 처리시설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중앙포토]

산업 폐수 처리시설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중앙포토]

대구광역시의 금속가공제품 제조업체인 A사. 이 업체는 지난 2016년 11월 물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10일 조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폐수처리장에 들어온 폐수를 최종 방류구를 거치지 않고 다른 곳으로 내보내다환경 당국에 적발됐기 때문이다. 이 업체는 조업정지 대신에 과징금 2100만원을 납부했다.

하지만 이 업체는 2017년 2월에 다시 또 허용기준을 초과하는 폐수를 방류하다 다시 적발됐다. 이번에도 조업정지 처분이 내려졌으나, 똑같이 2100만원의 과징금만 물고 넘어갔다. 조업정지를 과징금으로 대신한 결과, 처벌 효과가 미미했던 셈이다.
 
하지만 내년 11월부터는 기준치를 초과하는 폐수를 배출하다 적발돼 조업정지 처분을 받는 업체가 조업정지를 과징금으로 대체할 경우 연간 매출액의 최대 5%까지 과징금으로 물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조업정지 처분 기간이 길어도 과징금의 부과 한도액은 3억원에 그쳤다.
 
환경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물환경보전법' 개정안이 1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으며, 이달 중 공포돼 내년 11월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폐수배출시설에서 법규 위반으로 조업정지 처분을 받고, 이를 과징금을 대체할 때는 종전 3억원까지 부과되던 것을 매출액의 5%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또, 과징금 처분을 받은 날부터 2년이 지나기 전에 다시 조업정지 처분 대상이 되는 경우는 과징금으로 대체하지 못하고 실제 조업을 정지하도록 했다.

 
종전 기준으로 20일 조업정지 대신 1억20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는데, 바뀐 규정으로 연 매출 5%에 해당하는 과징금이 부과된다면 연 매출 200억원의 업체는 종전과 유사하지만, 연 매출이 500억원의 업체라면 종전 과징금의 두 배를 물어야 하는 셈이다.
 
개정안에서는 또 과징금액의 2분의 1 범위에서 가중 또는 감경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조업정지 대신 1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을 때 업체의 사정을 고려해 5000만원까지 줄여줄 수도 있고, 그동안 위법 사례가 많았던 업체에 대해서는 과징금을 1억5000만원까지 더 물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구체적인 과징금 부과 기준은 앞으로 마련할 시행령에 담기로 했다.
 
환경부 물환경정책과 관계자는 "이번 과징금 제도 강화는 매출액 규모가 큰 사업자가 반복적으로 위법 행위를 저지르고도 과징금 규모가 작은 점을 악용, 행정 처분을 무력화하는 사례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또 폐수 배출 사업장 등에 부착한 측정기기를 조작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규정도 정비했다.
측정기기 관리 대행업자가 수질오염방지시설이나 공공하수처리시설, 공공폐수처리시설 등을 수탁받아 운영하는 경우에는 해당 시설의 측정기기 관리를 대행할 수 없도록 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거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내야 한다.
폐수처리시설.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중앙포토]

폐수처리시설.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중앙포토]

또, 측정기기 관리 대행업자에게 측정값을 조작하게 하는 등 측정·분석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도 금지했다.
이를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이밖에 폐수처리업은 등록제를 허가제로 전환하고, 폐수처리업 사업장에 운영 중인 폐수처리시설은 정기검사를 받도록 했다.
정기검사 결과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시설에 대해서는 환경부 장관이 시설 개선이나 사용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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