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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 무역적자 21% 줄어…16년 만에 최저 전망

중앙일보 2019.11.19 00:02 경제 2면 지면보기
올해 일본에 대한 무역수지 적자가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삼성·하이닉스 시설투자 감축에
자동차·옷·주류 불매운동 한몫
“고질적인 무역역조 개선 계기”

1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대(對)일본 무역수지 적자는 163억66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06억1400만 달러)보다 20.6% 줄었다. 1~10월 기준으로 살펴보면 2003년(155억6600만 달러) 이후 가장 적다. 이런 추세라면 2003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대일 무역적자가 200억 달러를 밑돌게 된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 2010년(361억2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대 일본 무역수지 적자 추이.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대 일본 무역수지 적자 추이.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올해 들어 대일 무역수지가 개선된 것은 수입 감소 폭이 수출을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지난 10월까지 대일 수출액은 237억46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줄어드는 데 그쳤으나 수입액은 401억1100만 달러로 12.8% 감소했다.
 
이는 우선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글로벌 메모리 업황 부진을 반영해 시설 투자를 조절하면서 일본산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부품·장비 수입을 줄인 게 주된 요인이다. 여기에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화학 수입액이 감소한 것도 한몫했다.
 
이와 함께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자동차·의류·주류·전자제품 등 주요 소비재의 수입도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 7월 이후 일본 브랜드 자동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최근 확산한 일본제 불매 운동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내년 반도체 업황이 회복될 경우 대일 무역적자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대일 무역환경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는 소재·부품·장비의 대일 의존도가 높다 보니 일본과의 교역에서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54년간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수출이 늘면 일본에서의 수입도 늘어나는 구조로, 이는 한국 무역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꼽혀왔다.
 
무역협회 문병기 수석연구원은 “일본 수출 규제 이후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정부와 민간의 인식이 높아졌다”면서 “단기간 내에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이를 계기로 고질적인 대일 무역역조가 개선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일본의 수출 규제는 한국에 좋은 ‘보약’이 된 셈”이라면서도 “그러나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차분하게 대응하면서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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