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 반토막…반도체 부진, 인건비 부담 커진 탓

중앙일보 2019.11.18 16:32
 올 3분기까지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1년 전과 비교해 거의 반토막 났다. 감소 폭은 8년 만에 가장 컸다. 매출액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국내 상장사 실적의 30% 이상을 책임지는 반도체 실적이 부진한 데다 정부 정책 변화에 따른 비용 증가가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거래소, 3분기 상장사 실적 분석
코스피 상장사, 매출은 제자리 걸음
영업이익 -38.77%, 순이익 -45.39%
이익 감소율, 8년 만에 최대치 기록

 1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579개사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3분기 누적(1~9월) 매출액은 1487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사실상 정체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9년 코스피 상장사 3분기 누적(1~9월) 연결 실적.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019년 코스피 상장사 3분기 누적(1~9월) 연결 실적.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수익성은 처참한 수준이다. 이 기간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82조원)은 1년 전보다 38.77% 줄었다. 순이익은 54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39% 급감했다. 1년 사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 감소율은 연결제무제표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대치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2012년(-3.61%), 2014년(-16.34%) 두 해 뿐이었다. 
 
 업종별 순이익을 따져보면 운수장비(28.21%)와 유통업(9.81%), 건설업(1.04%), 기계(0.52%)를 제외한 13개 업종이 이익이 줄거나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국내 주력 산업인 전기·전자(-60.58%), 화학(-45.90%) 등의 감소 폭이 상당했다. 
 
 실적 악화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건 반도체 부진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7%, 85% 급감했다. 이 기간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 대비 삼성전자 영업이익 비중이 33.15%에 달하는 점에 비춰보면 상당한 타격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15.23%)과 순이익(-30.75%)의 낙폭은 상당히 줄어든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반도체 수출 단가가 계속 떨어지면서 삼성전자 실적이 부진했다"며 "그나마 다행히도 반도체 재고가 줄고 있어 내년에는 개선될 수 있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커진 것도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매출액은 같은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줄었다는 건 비용이 늘어났다는 것"이라며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 도입의 여파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코스닥 상장사들은 3분기까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늘었지만 순이익은 감소했다. 한국거래소와 코스닥협회가 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 900개사의 연결기준 실적을 집계해보니 매출액은 134조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9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69% 늘었고, 순이익은 2.89% 감소했다. 
2019년 코스닥 상장사 3분기 누적(1~9월) 연결 실적.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019년 코스닥 상장사 3분기 누적(1~9월) 연결 실적.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상장사의 3분기 실적은 증권사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실적 추정치가 3곳 이상 있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63곳 중 54%가 기대치를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4분기부터 실적 부진이 시작돼 올해 4분기에는 기저효과로 인한 실적 회복세를 예상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4분기부터 수출 실적이 급감하면서 기업 실적도 크게 부진했고, 그 기저효과로 올해 4분기는 플러스 반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마저도 삼성전자에 의존한 회복세여서 경기 개선을 체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4분기에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산업에서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내다봤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