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전직 관리·싱크탱크 설문
정의용 “한·미동맹과 별개 발언”엔
전직 미 고위 관리들 “놀랍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도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유사시)확보해야 할 경고시간을 없애고 한·미 동맹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행위”라며 “안보 위험을 불필요하게 증가시키는 심각하고 옹졸한 실수(small-minded mistake)”라고 비판했다. 일본과의 갈등에서 비롯된 지소미아 파기가 오히려 한국의 안보를 담보로 한 자해행위라는 것이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한·일 지도자들이 현재 새로운 위협을 만들고 있다”며 “이는 한·미·일 동맹과 조율을 갈라놓으려는 북한과 중국의 목표 달성을 돕고 있음을 이해하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전직 미 고위 관리들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지소미아와 한·미 동맹은 전혀 별개”라고 한 발언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VOA는 전했다.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은 “지소미아는 한·미의 핵심 사안”이라며 “워싱턴 정책 관련자들 중 지소미아 파기를 미국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인사는 아무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동북아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는 “한국이 자국 방어에 관심이 없다면 미국은 왜 한국을 방어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현 국면에서 빠져나오는 유일한 길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 안보와 번영을 역사 문제보다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라며 “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먼저 철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CNA) 적성국 분석국장은 지소미아 파기가 안보상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고스 국장은 “동맹들 간에 미국을 통해 상대방에 정보를 전할 수 있는 다중 체계가 구축돼 있고, 속도를 높이는 방법도 찾을 수 있다”며 “미국이 두 동맹에 정보 공유를 강요하는 것보다 외교로 관여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