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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혁명 정부, 초심으로 돌아가라”…여의도 메운 한국노총

중앙일보 2019.11.16 14:40
16일 오후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2019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를 열면서 "노동자 목소리를 외면할 경우 2020년 총선에서 강력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뉴스1]

16일 오후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2019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를 열면서 "노동자 목소리를 외면할 경우 2020년 총선에서 강력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뉴스1]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은 ‘단결 투쟁’ 머리띠를 멘 이들로 가득 찼다.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는 이날 낮 1시부터 시작이었지만 노조원들은 한 시간 전부터 자리를 메웠다. 전국금융산업노조와 전국공공산업노조 등 21개 노조별로 참석한 이들은 반가움을 표하며 서로 인사를 나눴고, 각종 깃발이 나부꼈다.
 
주최 측 추산 3만명의 노조원은 이날 “한국노총 총단결로 노동악법 저지하자” “노동악법 강행하는 무능 국회 규탄한다”고 구호를 외치며 정부와 국회를 향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위대한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벌써 임기 3년째를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우리 노동자들은 여전히 국회와 정부를 향해 투쟁의 함성을 외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지금 당장 초심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노동자의 분노에서 시작될 거대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을 향해서는 “당장 눈앞의 이해타산을 따지며 노동자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강력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우정노조는 이날 본대회 시작 전 따로 결의 대회를 갖고 12월 총파업을 예고했다. 정부가 7월 집배 인력 추가 등의 협의안을 내놨으나 이를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동호 우정노조 위원장은 “4개월이 지났는데도 정부의 합의안이 지켜지지 않아 그동안 무고한 집배원 4명이 과로사로 사망했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약속한 노동 존중과 공정 사회는 어디로 갔는가. 우리는 정부에 대한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11월 말까지 합의 사항이 이행되지 않는다면 12월에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정부에 강력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에 노조원들은 “정부는 노사합의를 즉각 이행하라” “집배원 체불임금을 즉각 지불하라”고 외치며 동조했다.  
 
김남근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 역시 문재인 정부에 실망감을 표현했다. 김 부회장은 “문재인 정부가 재벌개혁, 주거개혁, 노동개혁을 이야기할 때 사회가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다”며 “그러나 절반이 지난 상황을 보면 개혁은 지지부진하고 노동개혁처럼 오히려 후퇴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재벌들에 굴복하지 않고 정경유착의 적폐를 청산하겠다고 했다”며 “안타깝게도 경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재벌들에게 손을 내밀고 재벌이 투자해줘야 사회가 산다며 그들이 요구하는 각종 규제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노총은 투쟁결의문을 통해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에 따른 노동법 개정을 ‘노조법 개악’으로 규정했다. 한국노총은 ▶정부와 국회의 노동법 개악 시도 분쇄 ▶노조할 권리 강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 총력 투쟁 ▶타임오프(유급 노조 활동 시간 제한제) 현실화 막고 사용자단체 규탄하는 투쟁 전개 ▶노동법 개악 앞장선 여야 보수정치 세력 총선에서 심판 ▶경제민주화와 튼튼한 사회안전망 구축으로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확립하기 위한 노동시민사회와의 연대를 결의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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