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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한국 찾는 영국 듀오 혼네 “이제 서울이 고향 같아요”

중앙일보 2019.11.16 10:00
2집 ‘러브 미 / 러브 미 낫’을 발표하고 아시아 투어 중인 영국 일렉트로닉 듀오 혼네. [사진 워너뮤직코리아]

2집 ‘러브 미 / 러브 미 낫’을 발표하고 아시아 투어 중인 영국 일렉트로닉 듀오 혼네. [사진 워너뮤직코리아]

“마치 고향에 돌아온 것처럼 편안한 기분이었어요.”

15일 서울 서교동에서 만난 영국 일렉트로닉 듀오 혼네(HONNE)는 전날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열린 두 번째 단독 내한공연 소감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이들의 말에서 진심이 고스란히 전혀졌다. 2016년 첫 단독 내한공연 이후 2017년 서울재즈페스티벌, 2018년 사운드시티페스티벌 등 매년 한국을 찾는 ‘단골손님’이기 때문이다.
 

일본어로 속마음 뜻하는 ‘혼네’서 팀명 따와
음양 맞춰 구성한 앨범, 낮과 밤 감성 오가
광주서 뮤비 제작, RM 협업 등 남다른 인연
“라디오헤드처럼 신념 따르는 음악 할 것”

첫 내한 당시 예스24라이브홀에서 준비한 2회 공연 티켓이 10분 만에 매진되면서 1회 공연을 추가했던 이들은 “아시아 티켓 오픈 소식보다 서울 매진 소식을 먼저 들었다”며 “떼창을 비롯해 우리 음악을 100% 즐기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팬들의 열정에 감동해 애프터파티까지 벌였던 이들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 중 하나”라고 꼽았다.  
 
15일 서울 서교동에서 인터뷰 중인 혼네의 제임스 해처. 프로듀싱을 맡고 있다. [사진 워너뮤직코리아]

15일 서울 서교동에서 인터뷰 중인 혼네의 제임스 해처. 프로듀싱을 맡고 있다. [사진 워너뮤직코리아]

팀내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제임스 해처는 “2017년 연말에 서울로 휴가를 와서 일주일 동안 홍대에 머물렀다”며 “그동안 봐온 강남과는 상반된 매력이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프로듀서와 보컬을 겸하는 앤디 클러터벅은 “우리가 런던에서 주로 찾는 장소와 분위기가 비슷하다”며 “자유분방하면서도 창의적인 느낌”이라고 말했다.  
 
대학 시절 라디오헤드에 대한 애정으로 밴드를 꾸린 이들은 낮에는 학교에서 음악 교사로 일하고, 밤에는 곡 작업을 하며 팀을 이어왔다. 2014년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린 싱글 ‘웜 온 어 콜드 나잇(Warm on a Cold Night)’이 큰 사랑을 받으면서 전업 뮤지션이 됐다. 침대 광고에 사용돼 한국에서도 친숙한 곡. 앤디는 “이제는 눈 뜨면 바로 음악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됐지만 가끔 새벽 감성을 내기 위해 대낮에 커텐을 치고 일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의 테마가 된 2집 ‘러브 미 / 러브 미 낫(Love Me / Love Me Not)’은 혼네 특유의 감성이 가장 도드라진 앨범이다. 지난해 3월부터 매달 2곡씩 공개한 싱글을 모아 만든 앨범으로 모든 곡의 제목 옆에는 각각 낮(◑)과 밤(◐)을 뜻하는 문양이 표기돼 있다. 영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2003)를 보고 일본어로 속마음을 뜻하는 ‘혼네(本音)’에서 팀명을 따온 이들답게 모든 곡의 주제에는 음(陰)과 양(陽), 즉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이 공존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 담겼다.  
 
15일 서울 서교동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혼네의 앤디 클러터벅. 프로듀싱과 보컬을 맡고 있다. [사진 워너뮤직코리아]

15일 서울 서교동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혼네의 앤디 클러터벅. 프로듀싱과 보컬을 맡고 있다. [사진 워너뮤직코리아]

앤디는 “밤에 만든 곡이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면, 낮에 만든 곡은 확실히 비트도 빠르고 더 밝은 느낌이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광역시에 있는 인트로 댄스 뮤직 스튜디오에서 ‘데이 1 ◑(Day 1)’ 노래에 맞춰 유튜브에 올린 안무 영상을 보고 아예 ‘미 앤 유 ◑(Me & You)’ 영상 제작을 맡기기도 했다. 앤디는 “덕분에 한옥 배경의 아름다운 뮤직비디오를 갖게 됐다”며 “다음엔 광주 등 다른 지역도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 RM과 남다른 친분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발표한 RM의 믹스테이프 수록곡 ‘서울’에 혼네가 프로듀서로 참여한데 이어 올 3월에는 RM이 혼네의 ‘크라잉 오버 유 ◐(Crying Over You)’ 리믹스 버전의 피처링을 맡았다. 제임스는 “몇 년 전 RM이 트위터에 우리 곡을 언급하면서 처음 인연을 맺게 됐다. 언젠가 협업을 한번 해보자고 얘기했는데 연이어 함께 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팀과 컬래버레이션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들의 속마음이 가장 잘 담겨 있는 것은 어떤 곡일까. 두 사람은 ‘로케이션 언노운 ◐(Location Unknown)’을 꼽았다. 제임스는 “투어를 하다보면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기념일에도 가족이나 연인과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만회하고자 만든 곡”이라는 것. 이어 “앨범을 만들수록 점점 더 솔직해지는 것 같다”며 “다음 앨범에는 앤디가 부인이랑 통화하는 시시콜콜한 내용까지 들어가는 곡도 수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디오헤드는 트렌드를 따르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따르는 음악을 계속 해 왔다는 점이 정말 존경스러워요. 기존 앨범과 전혀 다른 사운드의 새 앨범을 계속 선보이잖아요. 기존 팬들이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새로운 팬이 유입되는 효과도 있죠. 인디 음악을 듣고 기타를 치며 자란 저희가 신시사이저 등 전자음악에 눈을 뜨게 된 것처럼요. 저희도 트렌드를 좇기보다는 혼네만의 캐릭터가 풍성한 음악을 꾸준히 만들어가고 싶습니다.”(제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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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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