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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전지 효율 높인 석상일, 노벨상 후보에 오른 박남규

중앙선데이 2019.11.16 00:58 661호 6면 지면보기

[2019 중앙일보 대학평가] 우수 연구자들 누구

석상일 UNIST 교수가 차세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셀을 들고 있다. 그는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태양전지 분야에서 앞서나가는 학자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 UNIST]

석상일 UNIST 교수가 차세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셀을 들고 있다. 그는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태양전지 분야에서 앞서나가는 학자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 UNIST]

석상일 UNIST(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는 태양전지 분야의 석학으로 꼽힌다. 재료공학을 전공한 그는 유기물과 무기물 융합을 통해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고 가격을 낮추는 방법을 연구한다. 미국 신재생에너지연구소의 공식 태양전지 효율을 4번 연속으로 경신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는 “화석연료로 인한 기후 변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효율 좋은 태양전지를 개발하려는 경쟁이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 대열에서 15년간 연구하면서 운 좋게 선두에 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희대 유재수
신개념 ‘섬유형 배터리’ 개발

광운대 김태균
세계 상위 1% 수학자에 꼽혀

영남대 박한우
페북 등 SNS 빅데이터 분석

중앙일보 대학평가팀은 평가 대상인 국내 주요 대학 교수들의 연구 성과를 다방면으로 분석했다. 논문의 양만 따진 것이 아니라 논문이 얼마나 피인용됐는지, 해당 분야의 세계 평균에 비해 어느 정도로 높은 성과인지 등을 분석했다. UNIST 석 교수는 평가 대상 기간(2014~2017년) 발간 논문의 한 편당 평균 피인용 실적이 가장 높은 연구자였다. 이처럼 공학계열에서는 석 교수와 같은 친환경 에너지 분야 연구자들이 국제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박남규 성균관대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교수도 태양전지 분야에서 손꼽히는 연구자다. 학술데이터 분석 기업인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2017년 노벨상 수상 유력 후보로 꼽기도 했다. 1997년부터 20년 넘게 태양전지에 매달려온 그는 2012년 ‘고체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하면서 이 분야 연구를 주도했다. 그는 “많은 연구자들이 노벨상을 꿈꿀 것이다. 나도 연구자로서 사회에 기여하고 노벨상을 받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 연구자 보유한 지역대학
 
친환경 전기 생산과 더불어 대용량으로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 분야 연구도 주목받고 있다. 유재수 경희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에너지 저장의 해답을 ‘섬유’에서 찾았다. 잘 구부러지는 섬유 소재에 배터리의 원리를 도입해 이른바 ‘전도성 섬유형 배터리’를 개발했다. 유 교수는 “몸에 부착하거나 입을 수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전기 저장 장치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균 광운대 교수는 세계 상위 1% 연구자로 꼽히는 수학자로 다수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광운대]

김태균 광운대 교수는 세계 상위 1% 연구자로 꼽히는 수학자로 다수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광운대]

김태균 광운대 수학과 교수는 자연과학계열에서 수학자로는 가장 많은 피인용 실적을 기록했다. 그는 최근 확률 방정식에 사람의 심리와 같은 외부 변수를 반영하는 새로운 이론을 연구하고 있다. 김 교수는 “예를 들면 야구선수가 홈런을 칠 확률에 불안 심리를 반영하는 식이다. 확률을 이용하는 다양한 분야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2016~2017년 선정한 세계 상위 1% 연구자이기도 하다.
 
KAIST·포스텍 등을 제외한 ‘종합평가’ 대상 50개 종합대학 중에서 ‘국제 논문당 피인용’ 실적이 가장 뛰어난 대학은 경북 경산의 영남대였다. 서울 소재 대학들보다 논문의 평균적인 질이 높았다는 의미다. 대학에서 나오는 논문의 수는 적어도 우수한 연구자들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괴물교수’라는 별명이 있는 박주현 영남대 전기공학과 교수가 대표적이다. 매년 수십 편의 논문을 저명 학술지에 발표할 만큼 많이 쓰면서도 논문의 질(피인용)이 높기 때문이다. 그는 로봇이나 자율주행차 등을 움직이는 바탕이라고 할 수 있는 ‘제어이론’을 연구한다. 박 교수는 “제어이론은 기초 연구에 가까워 국내에 연구자가 많지 않지만 최근엔 AI(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비 지원이나 우수한 대학원생이 대부분 서울 소재 대학에 몰리면서 지역 대학에서 연구 성과를 내기는 더욱 어렵다.  
 
박 교수는 “쉽지 않은 환경이어도 우리 연구실에서는 최고 수준 학술지에만 논문을 투고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그만큼 실패도 많지만 실패 원인을 분석할 수 있는 계기도 된다”고 말했다.
 
시대 흐름 읽어낸 인문사회 학자들
 
박한우 영남대 교수는 트위터 등 SNS 빅데이터를 통해 여론을 읽는 방법으로 학계 주목을 받았다. [사진 영남대]

박한우 영남대 교수는 트위터 등 SNS 빅데이터를 통해 여론을 읽는 방법으로 학계 주목을 받았다. [사진 영남대]

박한우 영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사회과학계열에서 최상위권 연구 실적을 보유한 학자다. 그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 등 온라인의 빅데이터를 분석한다. 그는 “2013년 이후 빅데이터의 시대가 열리면서 내 연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언론정보학이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는 학문인데, 트위터 같은 곳에서 사람들이 쏟아낸 데이터는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며 세계 연구자들과 소통한다. 박 교수는 “세계 연구자들이 쓰는 SNS에서 내 논문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 연구에 대해 학자들과 의견을 주고받고 내 논문을 참고하는 학자들도 많아진다”고 말했다.
 
이충기 경희대 관광학과 교수가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만나 설문조사를 하고있다. 그의 논문은 높은 피인용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 경희대]

이충기 경희대 관광학과 교수가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만나 설문조사를 하고있다. 그의 논문은 높은 피인용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 경희대]

인문사회학 가운데에서는 관광학 분야가 국제 학계 진출이 활발하다. 한희섭 세종대 호텔관광외식경영학부 교수, 현성협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이충기 경희대 관광학과 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경희대 이충기 교수는 지난해 1년간 국제학술지 논문 12편, 국내 학술지 논문 13편의 저자로 이름을 올릴 만큼 왕성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피인용 실적도 사회과학계열 상위다. 그는 “시의성 있는 연구 주제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경제적 파급효과를 연구하기 위해 공항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붙잡고 일일이 설문조사해 데이터를 수집했다. 2012년 여수 엑스포에서 방문객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질 때는 행사 방문객 수요를 예측할 수 있는 ‘실현율’ 지표를 내놨다. 이 교수는 “1987년 미국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관광학계 1인자였던 존 크럼프턴 교수 같은 석학이 되겠다고 다짐했는데, 이제는 관광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연구자로 크럼프턴 교수와 함께 거론되게 됐다”고 말했다.
 
피인용 실적 상위권에는 청년 세대를 조명한 연구자들이 많았다. 김홍중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대표적이다. 2015년 발표한 ‘서바이벌, 생존주의, 그리고 청년 세대’ 논문은 지난해까지 60회 넘게 인용됐다. 김 교수는 청년 세대를 민주화나 자유 등 추상적 가치보다 생존이 더 중요한 ‘생존주의 세대’로 정의한다. 그는 “기성세대는 청년 세대를 낯설게 느낀다. 공격하고 비판하기보다 그들이 공유하는 마음이 무엇인지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희모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대학생의 글쓰기를 25년 넘게 연구해온 ‘글쓰기 전문가’다. 정 교수는 인문학 교수 가운데 국내 논문 피인용 합계가 두 번째로 높았다. 문학을 연구해오던 그는 청년들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이 읽고 쓰기란 생각에 글쓰기로 연구 방향을 틀었다. 그는 “디지털 시대에 문장이 사라지면서 청년들의 문장력도 떨어지고 있다”며 “디지털 시대에도 글쓰기는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대학평가팀=남윤서(팀장)·최은혜·김나윤 기자, 이태림·장유경·정하현 연구원, 김여진 인턴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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