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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북 금강산 철거 최후통첩’ 비공개, 눈치보기? 깊은 뜻?

중앙선데이 2019.11.16 00:44 661호 10면 지면보기
1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한 김연철 통일부 장관(왼쪽)과 서호 차관. 임현동 기자

1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한 김연철 통일부 장관(왼쪽)과 서호 차관. 임현동 기자

지난 7일 북한 선원 2명 ‘강제 송환’ 의혹을 받고 있는 정부가 이번엔 금강산 관광 시설 철거와 관련한 북한의 ‘최후통첩’을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11일 보내” 공개
정부 대북 추가 협의 염두에 둔 듯
북 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도 빠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5일 ‘금강산은 북과 남의 공유물이 아니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지난 11일 남조선 당국이 부질없는 주장을 계속 고집한다면 시설 철거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일방적으로 철거를 단행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고 밝혔다. 정부가 북한의 최후통첩을 공개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이를 먼저 공개하고 나선 것이다.
 
통신은 이어 “시간표가 정해진 상황에서 우리는 언제까지 통지문만 주거니 받거니 하며 허송세월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북측은 다만 최후통첩 통지문에서 강제 철거 시한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8일 금강산 실무회담을 제안하는 1차 대북 통지문을 발송했지만 북한은 이를 즉각 거부했다. 또 지난 5일에 이어 7일 두 차례에 걸쳐 남측 공동 점검단의 방북을 제안했다. 하지만 북한이 이를 즉각 거부한 사실은 물론 지난 11일 북한이 일방적으로 철거를 단행하겠다는 최후통첩을 한 사실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은한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남북 간에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사안으로 일일이 말씀드리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양해를 구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자들과 관련 내용을 공유했는지에 대해선 “금강산 관광 사업자들과는 늘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답했다.
 
향후 대응 방안과 관련, 김 부대변인은 “남북 간에 입장차가 있는 상황에서 저희가 이런 대안을 모색하는 데 있어 사업자들과 협의를 해나가면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지난 14일 취임 후 처음으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만났고 15일엔 금강산 사업자 대상 간담회를 열었다.
 
정부 당국자는 “17일 미국을 방문하는 김 장관이 미 행정부 관계자들과 금강산 관광 문제도 논의할 예정”이라며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북한과 추가 협의를 염두에 뒀기 때문에 (최후통첩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유엔 총회에서 컨센서스(합의)로 통과된 북한 인권결의안의 ‘공동제안국’에서 빠졌다. 정부는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첫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해에도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눈치 보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한반도 정세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했으며,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와 북한 주민들의 실질적 인권 증진을 위해 노력한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정용수·이유정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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