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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도 미달” vs “번인 현상” LG·삼성 8K TV 주도권 전쟁

중앙선데이 2019.11.16 00:34 661호 14면 지면보기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설치된 삼성 QLED 8K TV(왼쪽)와 LG OLED TV. [뉴시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설치된 삼성 QLED 8K TV(왼쪽)와 LG OLED TV. [뉴시스]

LG전자와 삼성전자의 ‘TV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차세대 TV로 불리는 8K(7680×4320 화소의 해상도) TV의 주도권을 놓고 비롯된 이번 전쟁은 공정거래위원회 맞제소와 상호비방 등으로 확전 중이다. LG전자는 삼성전자의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를 화질 선명도가 떨어지는 유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라 공격하고, 삼성전자는 LG전자 OLED TV의 번인(Burn-in·열화) 현상을 지적하며 맞받아치고 있다.
 
포문은 LG전자가 먼저 열었다. 8K TV 시장에 OLED를 내세운 LG전자는 지난 9월 독일 베를린 유럽가전전시회(IFA)에서 “QLED를 쓴 삼성전자의 8K TV는 화질 선명도가 12%로 국제 기준(50% 이상)에 미달하는 가짜 8K”라며 “QLED TV는 후면에서 빛을 비춰야 하는 액정표시장치(LCD) TV로 화질 선명도가 떨어진다”고 공격했다.
 
LG전자는 스스로 빛을 내는 OLED 디스플레이가 진짜 8K TV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 QLED TV는 LCD 패널에 퀀텀닷(QD) 필름을 부착해 색 재현율을 높인 구조를 갖고 있다.
 
LG전자는 광고에서도 ‘품질’ 논란을 촉발했다. LG전자는 지난 10월 26일 ‘차원이 다른 LG 올레드 TV 바로알기-Q&A’이라는 제목의 TV 광고에서 QLED TV 비판 공세를 강화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화질 선명도가 8K 화질의 기준이 되지 않는다”면서 LG전자 OLED TV가 지닌 문제점인 번인 현상을 공격하고 있다. 번인은 장시간 같은 화면이 나오면 일부 유기소자가 열화해 잔상이 남는 현상이다. OLED TV의 기술적 약점으로 꼽힌다.
 
두 회사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맞섰다. 지난 9월 LG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삼성전자를 표시광고법(허위 과장광고) 위반 혐의로 신고했다. LG전자는 “QLED라는 명칭이 LCD TV와 같은 구조인 QLED TV를 기술 우위에 있는 OLED TV로 인식하게 만들어 소비자 오인을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21일 “QLED TV와 8K 기술 등 TV 사업 전반에 대해 LG전자가 비방을 이어가면서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고 있다”며 LG전자를 공정거래위원회에 맞제소했다.
 
두 회사의 공방은 표준 전쟁으로 이어질 조짐이다.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내년 1월 열릴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인 CES를 앞두고 8K TV 인증 기준으로 LG전자가 주장한 화질 선명도를 내세웠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8K 협회’를 꾸려 기술 표준을 선점할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선 두 회사가 소모적 공방을 그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소비자는 브랜드와 가격, 기술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제품을 산다”며 “상대 제품의 단점만 거듭 들추면 모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동주 기자 bae.dong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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