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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절제와 동시에 재건 수술, 여성 자신감 심어준다

중앙선데이 2019.11.16 00:20 661호 32면 지면보기

라이프 클리닉

한국 여성을 가장 많이 괴롭히는 암은 뭘까. 갑상샘암일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의외로 유방암이다.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6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유방암 발병자 수는 2만1747명으로 갑상샘암(2만513명)을 넘어섰다. 발병 연령대는 40~50대가 많지만 점점 20~30대 환자도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제 우리나라도 유방암은 여성들이 가장 우려하는 암으로 자리 잡았다.
 

암 수술 후 마음의 상처도 치유
경제적·심리적으로 모두 이득
항암치료 지장 없고 재발과 무관

수술법·체형 따라 재건술 달라
환자들 대부분 자가조직 이용
보형물 무조건 꺼릴 필요 없어

다행스럽게도 유방암은 완치율이 높다.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완치율이 95% 이상으로 예후가 좋다. 유방암은 수술적 치료가 기본이다. 유방 전체를 잘라내는 유방 전(全) 절제술을 하거나 혹은 부분절제술과 방사선치료를 함께 하는 두 가지 수술 방법으로 나뉜다. 암의 병기에 따라 추가적인 방사선·항암·표적·호르몬 치료 등을 할 수 있다.
  
유방암 환자, 갑상샘암보다 많아져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유방암은 두경부 종양과 함께 치료뿐 아니라 원래의 형태를 유지하거나 새로 만들어 주는 ‘재건’이 중요한 질병이다. 일부 안면부에 생기는 두경부암은 치료 후 안면이 변형되면 심리적·사회적으로 큰 상처가 남는다. 유방암도 마찬가지다. 유방 전체를 잘라내는 전절제술을 받으면 환자가 느끼는 상실감이 크다. 따라서 유방암 수술은 암의 완치율을 유지하면서 유방의 절제를 최소화하는 방법인 부분절제술과 방사선 병합치료가 시행됐고, 유방의 상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유방암의 범위가 넓거나 발생 위치에 따라 부분절제술을 해도 유방의 변형이 상당하다. 재발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면 전절제술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이럴 땐 원래의 유방 형태를 복원하는 유방 재건 수술이 유방암 치료에서 중요한 과정으로 고려된다. 2015년 4월부터 유방 전절제술 후 유방 재건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시작한 이후로 유방 재건술의 수요가 많이 증가했다. 의료기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서울성모병원에서는 유방 전절제술 환자의 70~80%가 동시 유방 재건술을 선택한다. 특히 유방 재건술은 외과 수술과 동시에 시행되는 추세다. 동시 재건은 두 번에 나눠서 수술하는 대신 한 번에 수술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이득이고, 유방을 재건한 뒤 항암 치료를 받게 돼 환자의 심리에도 도움이 된다. 동시 재건은 방사선 치료, 항암 치료 계획에 지장이 없고 재발률과도 무관하다.
 
유방 전절제술 후의 유방 재건 방법은 크게 자가조직을 이용하는 방법과 보형물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나뉜다. 자가조직은 하복부 피부와 피하지방을 이용하는 방법과 등 쪽의 광배근과 피부를 이용하는 방법이 가장 많이 시행된다.  
 
하복부의 조직을 이용하는 방법은 다시 세분되는데 필자의 경우 복직근을 모두 남겨두고 혈관만 떼는 심부하복 벽천공지 유리피판(DIEP Flap)을 하고 있다. 이 수술법은 유방 재건술 중 난도가 가장 높은데 서울성모병원은 외과와 동시에 수술을 진행해 수술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는데 성공률도 높다.
 
유방 재건 방법은 유방 전절제술의 방법, 환자의 체형과 선호도에 따라 수술 의사가 환자와 면밀한 상담을 거쳐 결정한다. 유방 전절제술은 피부·유두유륜복합체·유방조직을 모두 제거하는 ‘단순 유방 전절제술’, 유두유륜 복합체와 유방조직을 제거하고 유방의 피부는 남기는 ‘피부보존 유방 전절제술’, 유방조직만 제거하는 ‘유두유륜 복합체 보존 유방 전절제술’로 구분된다.
 
단순 유방 전절제술과 피부보존 유방전절제술은 유두유륜 복합체와 피부조직을 함께 보충할 수 있는 자가조직을 이용하는 재건방법이 원래의 유방을 복원하는 데 유리하다. 이 경우 필자는 하복부 조직을 이용하는 방법을 먼저 권유한다. 하복부의 조직을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거나 가슴이 작고 마른 체형이면 등 쪽의 광배근 피부 피판(피하 구조에서 외과적으로 분리된, 혈관을 가진 피부)을 이용하는 방법을 권한다. 하지만 환자가 추가 수술이나 흉터를 꺼리면 확장기와 보형물을 이용해 수술한다.
 
유방조직만 제거되는 유두유륜 복합체보존 유방 전절제술은 제거되는 피부 안쪽의 조직만 보충하면 되기 때문에 환자의 선택에 보다 더 귀를 기울일 수 있다. 환자의 나이, 체형, 유방의 형태, 크기 등을 고려해 상담한다. 하복부나 등에 흉터가 남는 것이 싫은 경우에는 보형물 삽입 방법을 선택한다. 보형물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경우에는 체형에 맞는 자가조직을 이용한다.
 
유두유륜 복합체보존 유방 전절제술이 보편화하면서 보형물을 이용하는 방법이 현재의 재건 추세다. 동종 진피를 사용하는 방법이 널리 퍼지면서 재건의 결과가 획기적으로 좋아진 것에도 그 이유가 있다고 본다. 필자는 지난해와 올해 하복부 45%, 광배근 5%, 보형물 50%의 비율로 재건 수술을 했다.
  
재건술 충분히 상담해야 만족도 높아
 
하지만 최근 거친 표면을 가진 보형물에서 역형성 거대세포 림프종의 국내 발병이 보고되고, 해당 거친 표면 보형물의 추가 사용에 대한 제한 조치가 시행됐다. 매끈한 표면을 가진 보형물은 발병 사례가 없는데도 보형물에 대한 일반적인 거부감이 커지면서 자가조직을 이용하는 재건방법을 선택하는 환자들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듯하다. 무조건 보형물을 꺼리기보다는 담당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해 유방 재건방법을 정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득영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성형외과 교수
1998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한 뒤 동 대학에서 성형외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2년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연수하면서 유방 재건술에 대한 임상과 연구를 했다. 현재 서울성모병원 성형외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성형외과 과장과 CS부장을 맡고 있다. 대한미용성형외과학회 편집이사, 대한성형외과학회 편집위원회 위원, 대한미세수술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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