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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논술로 승부 걸고 안되면 재수"…긴장 못놓는 수험생

중앙일보 2019.11.15 14:46
15일 오전 서울 반포고에서 수험생이 전날 친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채점을 마친 뒤 책상에 엎드려 있다. [연합뉴스]

15일 오전 서울 반포고에서 수험생이 전날 친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채점을 마친 뒤 책상에 엎드려 있다. [연합뉴스]

15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고 3학년 교실. 구자선 3학년 교무부장이 “수능 잘 봤어요?”라고 묻자 학생들은 “하하하…”하며 웃기만 했다. 홀가분하면서도 아쉬움이 남은 듯한 웃음이었다.
 

수능 마친 다음날 학생들은…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 날인 이날 서초고 학생들은 자유롭게 옷을 입고 등교했다. 그런데 가채점표를 작성하는 모습엔 긴장감이 넘쳤다. 양정순 서초고 교감은 “아이들이 어떤 점수를 써낼지 몰라 선생님들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말했다. 구 교무부장은 “가채점 결과에 따라 수능을 잘 본 학생들은 수시를 계속 준비할지, 정시에 지원하는 게 좋을지 유불리를 따져야 하니 잘 적으라”고 당부했다.
 
가채점을 하면서 학생들의 분위기는 갈렸다. 농담을 친구들에게 던지는 학생이 있었고, 조용히 가채점표만 적는 학생도 있었다.
 
어떤 학생은 점수가 낮은 것을 직감했는데 가채점표 작성을 거부했다. 선생님이 "이 시험만으로 오늘 끝나는 게 인생이 아니야"라고 다독였다.
 

수능 한고비 넘긴 것도 잠시…논술‧면접 대비 시작

15일 대구 범어동 대구여고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 공개된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와 정답을 출력해 수능 문제풀이와 가채점을 하고 있다. [뉴스1]

15일 대구 범어동 대구여고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 공개된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와 정답을 출력해 수능 문제풀이와 가채점을 하고 있다. [뉴스1]

수능은 끝났지만 이날부터 주요 대학의 수시 1단계 합격 결과가 발표됐다. 일부 학생들은 바로 서초고 구술 면접 준비반에 모였다. 이모(18)양은 “가채점했는데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은 채울 것 같다”며 “오늘 발표에 따라 합격하면 바로 면접 준비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면접 준비를 돕는 교사는 “단정한 복장을 하되 학교를 나타낼 수 있는 교복 착용을 금지하는 대학교가 많으니 홈페이지를 보고 규정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면접관 질문의 의도를 잘 파악하고 답변은 중요한 부분부터 짧게 말해야 한다” 등 면접 팁을 전수했다. 면접장에서 인사하는 방법을 실습하기도 했다.
 
한 학생이 문을 열고 들어오기도 전에 인사하자 교사는 “인사는 면접장에 들어와서 면접관 눈을 마주친 후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자리에 앉아서 다리를 떨거나 말할 때 손을 많이 움직이는 건 좋지 않다’는 교사의 말에 학생들은 자세를 고쳐 앉고 손을 무릎에 자연스럽게 두는 법을 연습하기도 했다.
 
수능 가채점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은 학생들은 논술에 희망을 걸었다. 사모(18)양은 “보통 수학은 킬러(변별력을 가르는) 문항들이 어려워서 앞부분만 다 맞자는 생각이었는데 준킬러 문항부터 어려우니 정신이 나갔다”며 “논술 열심히 준비하고, 안 되면 재수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당장 이번 주말부터 경희대·성균관대·서강대 등 20개 학교의 논술고사가 일제히 치러진다. 상당수의 수험생이 수시에서는 상향 지원을 하는 경우가 많고, 논술 전형 응시생도 많은 편이어서 학원가에서는 ‘2일 특강’ ‘일주일 특강’이 열렸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가채점 결과에 따라 수능을 잘 본 학생들은 수시에 합격하면 정시 지원을 못 하니 수시를 진행할지부터 고민해야 한다”며 “기대보다 성적이 안 나온 학생들은 논술과 면접 등 대학별 고사를 집중해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이사는 “수능만 준비하다가 갑자기 논술이나 면접 등 다른 차원의 시험을 준비하려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심리적인 차원에서라도 학교나 학원의 특강을 들으며 준비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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