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한별 빼앗고 박혜진 넣고…여자농구 만리장성 넘었다

중앙일보 2019.11.15 00:04 경제 7면 지면보기
종료 23.4초 전 블로킹을 피해 레이업에 성공하는 박혜진(오른쪽). [사진 대한농구협회]

종료 23.4초 전 블로킹을 피해 레이업에 성공하는 박혜진(오른쪽). [사진 대한농구협회]

한국 여자농구가 ‘만리장성’을 넘었다. 6년 만에 1진간 대결에서 중국을 이겼다.
 

올림픽 예선 중국에 81-80 승리
4개 팀 풀리그, 1·2위 최종예선행

한국은 14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더 트러스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0년 도쿄 올림픽 프레퀄리파잉 토너먼트 A조 1차전에서 중국에 81-80, 극적인 한 점 차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중국·뉴질랜드·필리핀 등 4개국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올림픽 아시아·오세아니아 예선이다. 1, 2위가 내년 2월 올림픽 최종예선에 출전한다. 한국은 중국을 잡으면서 최종예선 진출에 청신호를 밝혔다.
 
한국의 패배를 예상하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만 봐도 한국이 18위, 중국이 8위다. 한국은 9월 아시안컵에서 한국은 중국에 52-80으로 크게 졌다. 이번 경기가 그때와 달랐던 건 박지수(21·KB)·김정은(32·우리은행)·김한별(33·삼성생명) 등 주전들이 복귀한 점이다.
중국 장신선수들 사이에서 골밑에서 잘 버텨낸 박지수. [사진 대한농구협회]

중국 장신선수들 사이에서 골밑에서 잘 버텨낸 박지수. [사진 대한농구협회]

 
한쉬(2m5㎝), 리웨루(2m) 등 장신이 즐비한 중국은 평균 신장이 1m88㎝로, 한국보다 7㎝나 크다. 그래도 박지수(1m95㎝)와 김한별(1m78㎝)이 힘을 합쳐 골 밑에서 버텼다. 한국이 3쿼터까지 66-56으로 앞섰다. 막판 추격을 허용한 한국은 종료 56초 전 3점 슛을 내줘 77-80으로 역전당했다. 종료 42초 전 김정은이 레이업을 성공했다. 79-80. 이어 김한별이 가로채기에 성공했다. 종료 23.4초 전 박혜진(29·우리은행)이 그림 같은 왼손 레이업을 성공했다. 81-80.
 
2018년 여자 프로농구 최우수선수 박혜진은 그간 국제대회 활약이 기대에 못 미쳤는데, 이번 승리로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 박혜진의 위닝샷 과정에서 박지수의 스크린플레이가 돋보였다. 박지수는 4쿼터 중반, 몸싸움하다 왼쪽 어깨를 잡고 쓰러졌다. 통증을 참고 다시 일어난 박지수는 23점·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김한별은 종료 직전 천금 같은 스틸을 했고, 베테랑 김정은도 21점을 몰아쳤다.
 
한국이 1진 멤버로 나선 중국을 꺾은 건 2013년 아시아 선수권 준결승 이후 6년 만이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도 승리했지만, 당시 중국은 2진이 나왔다. 한국은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단일팀)을 포함해 최근 중국에 5패를 기록 중이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4강 한국 여자농구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8강 이후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 김정은은 “많은 분들이 한국여자농구 수준이 떨어졌다고 하시는데, 여자농구 팬들에게 보답하는 경기였다”며 “2008년에 마지막으로 올림픽에 나갔고, (박)지수에게 다시 한 번 올림픽에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여자농구 인기를 되살리는 길은 국제무대에서 성적을 내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16일 필리핀, 17일 뉴질랜드와 맞붙는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