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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온라인 협박으로 불출마 속출, 파시즘으로 가는 길"

중앙일보 2019.11.14 14:32
저서 홍보차 영국 런던을 찾은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저서 홍보차 영국 런던을 찾은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힐러리 클린턴(72) 전 미국 국무장관이 온라인에서 협박 등을 받은 의원들이 영국 총선에 불출마한 것과 관련해 "인터넷이 증오와 가짜 정보의 플랫폼이 되고 있다"며 "협박 때문에 선거에 나가지 못한다면 전체주의나 파시즘으로 가는 길"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혐오 발언이나 협박 등을 소셜 미디어 등에서 퍼붓는 것은 개인은 물론이고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며 페이스북 같은 인터넷 기업들이 허위 내용이 담긴 정치적 발언을 삭제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국내에서도 온라인을 통한 비난 발언이나 악성 댓글이 도를 넘는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해외에서도 민주주의의 위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인터넷은 증오와 가짜 정보 플랫폼 됐다"
"페이스북 허위 발언 방치해 돈 번다" 비난
"좌든 우든 온라인 선동가들 민주주의 위협"
저서 행사차 런던 찾아 킹스칼리지서 연설

 클린턴 전 장관은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에서 한 연설에서 “영국 총선에서 꽤 많은 여성 의원이 불출마하기로 한 것을 매우 심각하게 생각한다"며 “많은 경우 그들은 온라인에서 안전을 위협받는 협박이나 공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개인에 대한 위협일 뿐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특히 “좌파이든 우파이든 이런 선동가들 때문에 민주주의에서 위협을 느껴 공직 출마를 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전체주의나 파시즘으로 가는 길"이라고 우려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은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증오와 협박이 의원들을 불출마로 내모는 정도까지 갔다며 기술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PA=연합뉴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은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증오와 협박이 의원들을 불출마로 내모는 정도까지 갔다며 기술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PA=연합뉴스]

 
 클린턴 전 장관은 기술의 잘못된 사용이 정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치적 발언에 대해 규제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페이스북의 정책을 문제 삼았다. 그는 “페이스북은 거짓이 뻔한 광고를 내보내고 그런 거짓 내용으로 돈을 벌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이 조 바이든에 대해 하는 주장이 “명백하게 허위"라면서, 그런데도 페이스북이 삭제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유권자들이 왜곡된 정보가 아니라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표를 행사하는 것을 갈수록 어렵게 만드는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기술의 발전을 우리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지 이해하기도 어렵다"며 “미국과 영국 정부, 또는 어떤 기관도 아직 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적어도 민주주의 선거에서라도 기울어지지 않은 운동장이 필요한데, 그게 없으면 예전 서부와 같이 될 것"이라고 했다. "1995~96년에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 많은 이들이 세계를 연결해주는 훌륭한 역할을 할 것으로 봤지만, 증오와 가짜 정보의 플랫폼이자 사람들을 매수하는 최악의 수단이 되고 있다"며 “우리는 지금 민주주의의 미래를 위해 투쟁하고 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클린턴 전 장관은 전날 BBC 라디오5와 인터뷰에서는 내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출마하라는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패했다. 딸 첼시와 함께 집필한 저서 ‘배짱 있는 여성들’ 출판 행사차 영국을 방문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영국 해리 왕손의 배우자인 메건 마클에 대한 영국 언론의 부정적 보도 행태도 지적했다. 그는 마클이 해리 왕자와 사귄 이후 소셜미디어에서 비난을 받은 것과 관련해 “인종이 확실히 한 요소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주류라고 부를 수 있는 일부 영국 매체가 그런 내용을 지면에 싣고 (마클을 향한) 비난이 증폭되는 것을 방치했다고 생각하면 가슴 아프다"며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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