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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대만 총통 집권 3년 동안 대륙 내 대만 실종자 149명

중앙일보 2019.11.14 11:24
지난해 8월 중국 대륙에 갔다가 실종된 대만 학자가 1년 3개월 만인 13일 중국 당국에 의해 국가안보에 해를 끼친 혐의로 심사를 받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고 홍콩의 명보(明報)가 14일 보도했다.
중국 국무원의 대만사무판공실 마샤오광 대변인은 13일 지난해 8월 대륙에서 실종된 전 대만사범대 교수 스정핑이 중국의 국가안전을 위해한 혐의로 붙잡혀 심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바이두 캡처]

중국 국무원의 대만사무판공실 마샤오광 대변인은 13일 지난해 8월 대륙에서 실종된 전 대만사범대 교수 스정핑이 중국의 국가안전을 위해한 혐의로 붙잡혀 심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바이두 캡처]

명보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의 마샤오광(馬曉光) 대변인은 13일 기자회견에서 3명의 대만인이 “국가안전에 위해(危害)를 끼치는 활동을 한 혐의로 대륙의 관련 부문에서 법에 따라 심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사라진 전 대만사범대 교수
16개월만에 ‘중국 국가안전 위해 혐의’ 체포 밝혀져
선전에 집결한 중국군 사진 보낸 대만인도 붙잡혀

중국 당국이 밝힌 세 명의 대만인 가운데 스정핑(施正屛) 전 대만 국립사범대학 교수 체포 소식은 처음 밝혀진 것이다. 스정핑은 미국 코네티컷대학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대만사범대 국제인력자원발전연구소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2월 은퇴했다.
올해 56세로 지난해 8월 대륙에 간 이후 연락이 끊겼다가 16개월 만에 중국 당국에 붙들려 있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대만의 대륙위원회는 스정핑 체포와 관련해 중국 당국으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스정핑은 대만사범대에서 경영관리석사(EMBA) 과정을 가르쳤으며 중국 국유기업인 화샤(華夏)그룹의 수석 경제학자로 자주 중국을 다녔다. 그의 정치 성향과 관련해선 친중(親中)과 반중(反中) 사이를 오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대만 국민당(國民黨)편에 서 있었으나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民進黨)의 천수이볜(陳水扁)이 정권을 잡았을 때는 미국주재 농업양식무역 대표를 지냈다. 같은 민진당 출신인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현 정권에서는 중용되지 않았다.
오히려 친중 성향인 왕중(旺中) 미디어그룹의 주필을 역임하며 차이잉원 정부에 대한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스정핑의 가족은 그의 행방과 관련해 말을 아끼며 조심스러운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올해 60세로 대만 가오슝(高雄)시 양안(兩岸)관계연구학회 이사장인 차이진수(蔡金樹)도 지난해 7월 중국 푸젠(福建)성 취안저우(泉州)시에서 열린 ‘양안식품교역회’에 참가했다가 이튿날 실종됐다.
이와 관련 중국 국무원대만사무판공실은 지난 9월 25일 차이진수가국가안전 위해 혐의로 대륙의 관계 부처에서 심사를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차이진수 역시 중국을 오간 지 20년이 넘는 사람으로 알려진다.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 출신의 차이잉원이 집권한 지난 2016년 5월 이후 지난 9월까지 약 3년여 동안 중국 대륙에 갔다가 실종된 대만인의 수가 149명에 이른다고 대만의 해협교류기금회는 말한다. [로이터=연합뉴스]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 출신의 차이잉원이 집권한 지난 2016년 5월 이후 지난 9월까지 약 3년여 동안 중국 대륙에 갔다가 실종된 대만인의 수가 149명에 이른다고 대만의 해협교류기금회는 말한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런가 하면 40여 세의 리멍쥐(李孟居)는 지난 8월 홍콩을 거쳐 이웃한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으로 넘어갔다가 한동안 연락이 두절됐다. 리멍쥐는 선전에 집결한 중국 인민해방군 사진을 고향인 대만 핑둥(屛東)의팡랴오(枋寮)향향장에게 보냈다가 붙잡혔다.
사진을 받은 팡랴오향장천야린(陳亞麟)은 “리멍쥐는 평범한 사람으로 정치 활동을 한 적이 없다”며 사료를 수입하기 위해 선전에 갔을 뿐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중국 당국은 지난 9월 11일 리멍쥐를국가안전 위해 혐의로 심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만에서 중국 업무를 담당하는 대륙위원회는 세 건 모두 중국 당국으로부터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사법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어떻게 대만인의 권익을 보장할지에 대한 어떠한 이야기도 듣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마샤오광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대륙의 관련 부서가 법에 따라 안건을 처리하고 있고 이미 가족에게는 상황을 통보했다”며 “법률 규정에 따라 그들의 각종 합법적인 권리를 보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대만의 반관반민(半官半民) 기구로 중국과의 교류 업무를 담당하는 해협교류기금회(海基會)는 차이잉원 총통이 집권한 2016년 5월 이래 지난 9월까지 3년여 동안 대륙에 갔다가 실종됐다는 케이스를 모두 149건이나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 중 67건의 경우엔 지금까지도 어떤 구체적인 상황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갔다가 실종되는 건 홍콩인도 마찬가지다. 반중국 서적을 펴내던 홍콩 서점 관계자 5명의 2015년 실종 사건이 바로 그 경우다. 이는 현재 홍콩 시위의 주요 원인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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