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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극단적 선택 유가족 180만명 발생...체계적인 지원 체계 마련돼야”

중앙일보 2019.11.13 16:03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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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최근 14년 동안 2017년 한해를 제외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라는 오명을 써왔다. 2017년 10만명당 24.3명으로 줄었던 자살률은 지난해 26.6명으로 다시 늘어났다. 자살은 자살자 본인의 비극에 그치지 않는다. 가족을 포함한 주변의 6명 이상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다. 지난 1987년부터 2018년까지 우리나라에서는 29만4820명의 자살이 발생했다. 이들 주변에서 적어도 176만8920명의 자살 유가족들이 고통 받으며 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가족들은 가족의 죽음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수치심으로 자신의 사별의 슬픔과 고통을 말하지 못하며 숨죽여 살고 있다.  
 
생명문화학회ㆍ생명존중시민회의ㆍ동국대 생사문화산업연구소는 14일 오후 1시30분 동국대 문화관 학명 세미나실에서 이러한 자살 유가족들의 아픔과 이들을 위한 효과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이제는 말할 수 있는 죽음, 자살유가족의 슬픔회복을 위한 우리 사회의 역할’ 학술세미나를 연다.  

 
2017년 서울대병원에서 자살유가족 72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43.1%가 진지하게 자살을 고려한다고 답했고, 29.2%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했다고 응답했다. 자살유가족에 대한 체계적인 정신건강관리와 지원 대책이 절실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살 유가족은 일반인에 비해 8배 자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의 경우 아빠가 자살한 경우 엄마의 자살 위험은 23배, 엄마가 자살한 경우 남편의 자살 위험은 46배 높아진다. 자살 유가족에 대한 사회의 관심과 보호가 없다면 또 다른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 한성렬 고려대 명예교수는 이러한 내용의 기조 발제를 통해 자살유가족의 슬픔과 고통 구제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고, 생명의전화 하상훈 원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자살 이후의 유가족이 처하는 상황, 사별 슬픔과 고통으로부터의 회복을 위한 실제적 지원 방안 등을 제안한다.  
 
이어 임승희 생명문화학회 학술위원장(신한대 교수)를 좌장으로 가섭 대한불교조계종 포교부장 스님, 장영진 보건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 조성철 한국생명운동연대 상임대표 및 한국사회복지공제회 명예이사장, 양두석 안실련 자살예방센터장(가천대 교수) 등이 참여해 토론한다.  
 
양두석 센터장은 “국무총리 주관으로 정부기관과 자살예방유관기관으로 결성된 자살예방대책위원회와 보건복지부와의 40개 기관으로 결성된 생명존중을 위한 민관협의회에 자살유가족협의회 대표를 가입시켜 자살유가족들의 경제적,행정적,정신적지원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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