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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본 트럼프 첫 탄핵 청문회 "줄리아니·페리 등 비선이 주도했다"

중앙일보 2019.11.13 14:22
1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자정) 미 하원 청문회장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의 르윈스키 청문회이후 21년 만에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청문회가 열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수사를 청부했다는 의혹이 탄핵조사 대상이다.[AP=연합뉴스]

1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자정) 미 하원 청문회장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의 르윈스키 청문회이후 21년 만에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청문회가 열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수사를 청부했다는 의혹이 탄핵조사 대상이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탄핵 공개 청문회가 1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이날 자정)부터 열린다. 1974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에 대한 워터게이트 탄핵조사 청문회로부터 45년, 98년 11월 빌 클린턴 대통령의 모니카 르윈스키와 스캔들 청문회가 열린 지 21년 만에 열리는 대통령 탄핵 청문회다. 미 여론조사 분석사이트인 파이브서티에이트는 12일 현재 여론이 탄핵(파면) 지지 47.5%-탄핵 반대 44.7%로 2.8%포인트 차이로 팽팽하다고 전했다. 공개 청문회 이후 흐름이 어떻게 바뀔지 주목되는 이유다.
 

첫 증인들 지난달 15, 22일 비공개 증언록
"대통령 변호사·에너지장관·후원자가 비선,
백악관 정상회담, 4억 달러 군사원조 보류
우크라이나에 바이든과 민주당 수사 압박"

이번 청문회는 법사위가 주도한 과거 탄핵 청문회는 달리 하원 정보위원회가 주도한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국가안보 기밀을 다룬다는 이유로 자신이 신임하는 애덤 시프 정보위원장에게 탄핵 조사 절차를 맡겼기 때문이다. 이날 증인은 이미 10월 15, 22일 비공개 증언을 했던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와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주재 대사 대행이다. 
 
시프 위원장과 데빈 누네스 공화당 정보위 간사가 각각 45분씩 증인을 상대로 질문하는 것으로 청문회가 시작한다. 이어 90분간 정보위 전문 조사위원의 증인 신문과 시프 위원장, 누네스 간사 이외 나머지 12명의 민주당 의원과 8명의 공화당 의원에게 각 5분씩 질문 기회가 주어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13일 트럼프 대통령 첫 탄핵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조지 켄트 국무부 부차관보와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주재 대사 대행의 지난달 사전 비공개 증언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수사를 압박한 이번 스캔들의 몸통으로 지목됐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13일 트럼프 대통령 첫 탄핵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조지 켄트 국무부 부차관보와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주재 대사 대행의 지난달 사전 비공개 증언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수사를 압박한 이번 스캔들의 몸통으로 지목됐다.[AP=연합뉴스]

켄트 부차관보와 테일러 대사 대행의 비공개 증언록에 따르면 이날 청문회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를 포함한 비선(Informal channel)의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한다. 두 사람은 앞서 공식 외교채널 대신 우크라이나 정부를 상대로 4억 달러 군사원조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대가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와 아들 헌터 바이든 뒷조사를 압박했다고 증언했기 때문이다.
 
켄트 부차관보는 지난달 15일 비공개 신문에서 왜 마리 요바노비치 전 대사가 지난 4월 말 소환됐느냐는 질문에 "줄리아니 변호사는 수개월 동안 요바노비치 대사를 상대로 거짓말과 비방 캠페인(campaign of lies, slander)을 벌였다"고 증언했다. 그는 "유리 루첸코 당시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이 지난 1월 뉴욕에서 줄리아니를 사적으로 만나 자신을 부패 관리라고 비판하던 요바노비치를 제거하기 위해 공격에 가담했다"며 "줄리아니는 3월 중순부터 언론을 상대로 요바노비치를 불충한 인사라며 미국과 현지 언론을 상대로 공개 비방에 나섰다"고도 했다. 
 
그는 "줄리아니가 요바노비치는 물론 국무부 공식 라인을 비방하는 동안 데이비드 헤일 정무차관으로부터 우크라이나와 관련해선 눈에 띄지 않게 조심하라는 경고도 받았다"고 했다. 비선 줄리아니가 당시 국무부 고위층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뜻이다. 이어 우크라이나 대선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승리하자 "릭 페리 에너지장관과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대사, 커트 볼커 우크라이나 특사가 대통령으로부터 새로운 우크라이나 정상과 접촉하는 권한을 받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때부터 공식 외교라인 대신 에너지장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대선 후원자 출신 EU대사가 우크라이나 외교를 맡았다는 것이다.
 
지난 4월 말 본국으로 소환된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 켄트 부차관보와 테일러 후임 우크라이나 대사대행은 하원 정보위 비공개 증언에서 "요바노비치는 줄리아니의 거짓 비방 캠페인에 의해 제거됐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지난 4월 말 본국으로 소환된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 켄트 부차관보와 테일러 후임 우크라이나 대사대행은 하원 정보위 비공개 증언에서 "요바노비치는 줄리아니의 거짓 비방 캠페인에 의해 제거됐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테일러 대사 대행도 증언에서 "소환된 요바노비치 대신 6월 현지에 부임하자 대사관 공식 채널 외에 줄리아니와 페리 장관, 선들랜드 대사, 볼커 특사가 포함된 비정규, 비선 채널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들랜드와 볼커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기 전 헌터 바이든이 이사로 재직한 부리스마와 2016년 우크라이나 대선 개입에 대해 수사하길 원한다는 것을 들었다"며 "이 같은 비선 정책이 줄리아니에 의해 통솔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도 했다. 이어 "7월 18일 국가안보회의(NSC)와 화상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군사원조가 보류됐다는 결정을 알게 됐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지원이란 핵심 기둥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절감했다"라고도 말했다.
 
결국 줄리아니 변호사와 릭 페리 에너지장관, 선들랜드 대사 등이 포함한 비선이 공식 외교라인을 제치고 미국과 정상회담, 군사원조를 대가로 바이든 뒷조사를 압박하는 데 앞장섰다는 것이다. 선들랜드 대사는 2016년 대선 때 트럼프의 선거자금 주요 후원자다. 이런 비선들의 사전 작업 뒤에 트럼프 대통령은 7월 25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에서 직접 바이든 부자와 민주당 전국위(DNC) 서버를 수사해달라고 요구하고, 이 과정에 줄리아니와 협력할 것도 부탁했다. 
 
하원 정보위는 15일엔 줄리아니에 의해 소환된 요바노비치 전 대사를 상대로 청문회를 연다. 민주당은 다음 주 19~21일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 때 배석했던 알렉산더 빈드먼 전 국가안보회의(NSC) 유럽담당 국장,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주재 대사, 커트 볼커 우크라이나 특사 등 8명의 추가 증인을 공개 청문회에 부를 것이라고 예고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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