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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원유철 논란…변혁 반발에 황교안 "그 모든 것을 덮고 가자는 게 통합"

중앙일보 2019.11.13 11:35
자유한국당 내 보수통합추진단장으로 내정된 원유철 의원을 두고 한국당과 변혁 양쪽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남겼다. [원유철 의원 페이스북 캡처]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남겼다. [원유철 의원 페이스북 캡처]

 
원 의원은 13일 오전 페이스북에 “제가 소통과정에서 신뢰관계가 없었다면 두 달 동안 물밑에서 유승민 변혁 대표의 변혁 측과 소통 역할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오히려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의중을 잘 아는 사람을 (유 대표가) 내심 원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보수통합, 야권통합은 국민이 가라고 하시는 길이고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그 길을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원 의원이 이날 쓴 글은 당내 비박계인 권성동 의원이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게 보낸 문자에 대한 반박 차원이다. 전날 한 언론사 카메라에 권 의원이 지난 11일 황 대표에게 보낸 문자가 포착됐는데, 해당 문자에서 권 의원은 “통합추진단장으로 원 의원은 아닌 것으로 안다. 제가 알기로는 원 의원은 유승민 의원과 신뢰관계가 없다”고 했다. 원 의원은 “권 의원 말씀은 우리 당이 보수통합이란 시대적 소명을 잘 이뤄내야 한다는 충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도 이날 기자들에게 “전체적으로는 통합을 위해서 함께 가겠다”거나 “의사소통에서 의견 차이가 있는 것 같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 모든 것을 덮고 가자는 게, 넘어가자는 게 통합 아닌가. 걱정하는 부분들을 잘 설명하고 필요한 부분을 보완해가면서 해나가겠다”고도 했다. 황 대표는 전날 “변혁 쪽에서 원 의원을 원했다”고 말했다.
 
변혁에선 그러나 여전히 비판적이다. 유 의원 측에선 전날 “유 의원은 원 의원을 원한 적 없다”고 강하게 반박한 일도 있다. 
 
변혁의 반발은 원 의원보다 황 대표를 향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합추진단장으로 누가 오느냐보다, 황 대표가 직접 나서서 적극적으로 통합을 위해 움직이지 않는 데 대한 문제의식이란 분석이다. 변혁 한 의원은 “유 의원이 제시한 통합의 조건(▶탄핵의 강을 건널 것 ▶개혁보수로 나아갈 것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지을 것)에 답할 의무는 황 대표에게 있다. 그런데 황 대표는 다른 사람만 내세우고 본인은 여전히 공자님 말씀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런 논란에 한국당 내 친박계도 가세했다. 정우택 의원은 13일 열린 당 원내·중진 연석회의에서 “원 의원이 단장이 된 것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건 현명한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지금 추진하는 걸 보면 마치 유승민계를 영입하는 게 보수 대통합인 양 잘못 판단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마치 변혁만이 개혁보수인 것처럼 하는데, 우리 당도 개혁보수로 가야 한다는 국민 뜻을 잘 받들어서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개혁보수가 변혁만의 화두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원유철 논란’이 한국당 내에서 보수통합의 방향을 바라보는 본질적인 의견 차이로 회귀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전날 오전 조찬간담회를 통해 “통합을 적극 지지한다”는 발표문을 낸 한국당 재선의원들도 비공개회의에선 “통합의 우선순위는 변혁”이라는 주장과 “범위를 적시하지 말고 다 아울러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렸다. 한 친박계 중진의원은 “수도권 선거를 생각하면 변혁과 함께 가야 한다는 데 동의하기 때문에 지금 흐름에 공개적으로 반발하진 않는 것”이라면서도 “변혁만 안으면 영남권 선거는 어떡하느냐. ‘반(反)문재인'에 공감하는 세력들을 다 같이 끌어안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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