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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인데 골프장은 역대 최고 호황, 최고 부킹난

중앙일보 2019.11.13 10:16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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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김모(45)씨는 고교 동창들과 평일 골프 라운드를 하려다 포기했다. 그린피가 주말 수준으로 비싸거나 저녁 6시 티타임 등 적당한 곳이 없었다. 김씨는 골프장 대신 스크린 골프를 쳤다.  

 
골프장 부킹난이다. 수도권의 한 명문 골프장 마케팅 담당자는 “11월은 부킹 청탁 때문에 원래 무서운 달인데 올해는 유난하다. 전화기를 꺼놓고 싶을 정도다. 불경기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조시간이 짧아져 티타임이 줄어드는 가을, 수도권 부킹난은 매년 있는 일이다. 올해는 지방 골프장에도 확산됐다. 81홀 규모의 군산 골프장 서종현 부사장은 “요즘은 한 달 전에 부킹이 끝난다. 골프장이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최고”라고 말했다.

 
부킹 사이트 골프옥션 박태식 대표는 “올해 부킹난이 어마어마하다. 거의 한산하던 제주도에도 손님들이 엄청나게 몰리고 있다. 골프장들은 비수기인 12월에도 가격을 내리지 않겠다고 할 정도로 호황”이라고 말했다.  
 
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 소장은 “이용객은 지난해 3584만 명에서 5~6% 정도가 늘어 3750만 명 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역대 최대 내장객수를 큰 폭으로 경신하는 것이다. 모든 골프장이 꽉 차는 현재 추세로 봐선 이용객이 예상치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골프장이 붐비는 이유는 날씨가 평년에 비해 포근해서다. 외부 요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을 주로 취급하는 골프 전문 여행사 J홀리데이 이창석 대표는 “반일감정 여파로 일본 골프 여행이 90% 줄었다. 한국 내 아웃바운드 여행사는 물론, 일본에 있는 랜드사들도 손님이 적어 개점휴업이고 직원들 무급휴가 등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김국종 3M 골프경영연구소 대표는 “후쿠오카 등에 한국 골프 여행객이 줄지 않았다는 보고가 있다. 골프장 그린피가 내려 스크린 골프를 즐기던 사람들이 진짜 골프장으로 넘어오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 소장은 “일본이 줄었더라도 동남아 등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일본 때문에 국내 이용객이 늘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했다.  
 
즐거운 골프투어 방은숙 대표는 “일본에 가던 골퍼들은 음식과 비행시간 등 때문에 동남아를 꺼린다. 2박3일 일본 골프여행을 가던 사람들이 국내 지방으로 1박2일 여행을 가면서 지방 골프장들까지 호황을 누리게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유야 어쨌든 골프장 손님들이 많다. 한 지방 골프장 대표는 “골프장이 많이 생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을 내렸는데 이제 수요가 늘어나니 그린피 인상 요인이 있다”고 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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