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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지 멕시코 도착한 모랄레스 "살아있는 한 정치 계속할 것"

중앙일보 2019.11.13 06:41
망명지인 멕시코에 12일(현지시간) 도착한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 [신화=연합뉴스]

망명지인 멕시코에 12일(현지시간) 도착한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 [신화=연합뉴스]

 
부정선거 논란 속에서 불명예 퇴진한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망명지 멕시코에 도착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도착 일성으로 “살아있는 한 계속 정치하겠다”고 말했다.  
 
모랄레스는 이날 멕시코 공군 항공기 편으로 수도 멕시코시티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지난달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개표를 조작했다는 이유로 10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 후 하루만인 11일 망명길에 올랐다. 부정선거 의혹에 항의하는 시위로 경찰과 군까지 항명하는 사태가 전국적으로 수주 간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망명을 택했다.  
 
그는 망명 도중 길에 이불을 깔고 노숙하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더욱 강해지고 힘을 길러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망명 도중 노숙하는 모랄레스. 본인이 직접 트위터에 올린 사진이다. [AFP=연합뉴스]

망명 도중 노숙하는 모랄레스. 본인이 직접 트위터에 올린 사진이다. [AFP=연합뉴스]

 
멕시코에 도착한 모랄레스는 하늘색 반소매 티셔츠 차림이었으며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었다. 도착 직후 기자들에게 그는 자신이 지난달 대선에서 승리했음에오 쿠데타로 축출됐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살아있는 한 계속 정치를 하겠다” “계속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망명을 받아준 멕시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을 향해선 “내 목숨을 구해줬다”고 인사를 전했다.  
 
모랄레스는 볼리비아의 첫 원주민 대통령으로 2006년 볼리비아 좌파의 기수로 인기를 얻으며 당선했다. 그러나 이후 헌법까지 개정해가며 4선 연임을 꿈꾸다 부정 선거 의혹이 불거지며 퇴진했다. 볼리비아 당국이 중간에 개표를 갑자기 중단했다 재개하는 과정에서 그의 득표율이 갑자기 높아지면서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처음엔 대선 재선거를 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시민들의 분노가 외려 확산하자 사임을 택했다.  
 
숫자로보는 인물 모랄레스

숫자로보는 인물 모랄레스

 
멕시코 정부는 모랄레스의 사임이 쿠데타 때문이라고 비판하면서 망명을 받겠다고 제안했다. 모랄레스는 이를 곧바로 받아들였고, 망명은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멕시코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공군기를 볼리비아로 보냈으나 볼리비아 정부가 진입을 막으면서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주변 일부 국가들도 멕시코 공군기의 자국 영공 통과를 허용하지 않았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곡절 끝에 12일 멕시코에 도착했다. 여동생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알바로 가르시아 리네라 전 부통령이 동행했다.  
 
 멕시코 외교장관의 환영을 받으며 입국하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

멕시코 외교장관의 환영을 받으며 입국하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외교부 장관을 공항으로 보내 모랄레스를 환영했다. 모랄레스의 망명을 받아들이는 것이 미국과의 관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대미관계는 최근 가장 좋다”며 모랄레스를 감쌌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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