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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빨리 돈 써라"…총선 앞두고 '성장률 2%대' 사수 총력전

중앙일보 2019.11.12 17:48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오른쪽 네번째)가 1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생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당·정·청·지방정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오른쪽 네번째)가 1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생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당·정·청·지방정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이 ‘연내 예산 집행’ 속도전을 펴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경제성장률 2%대 사수’를 위한 안간힘이다. 청와대도 최근 국가 재정을 작물에 비유해 “쌓아두면 썩어버린다”며 확대재정 방침을 거듭 시사했다. 야당은 “경제성장률이라는 가시적 ‘성과’를 위해 대규모 재정을 쏟아붓는 건 내년 총선용 현금 살포”라며 반발하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다음해인 2009년(0.8%) 이후로는 처음으로 2%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민주당엔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습이다. 민주당은 성장률 2% 선 붕괴 전망을 상당히 엄중하게 보고 있다. 올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보다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는 한국은행의 지난달 24일 발표 이후 여권에서 “비상 걸렸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올해 경제성장률 2%대가 무너질 경우 총선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두 달이 채 남지 않은 연내 재정 집행을 최대한 서둘러 경기를 띄워야 한다는 게 민주당 지도부의 인식이라고 한다.
 
성장률, 10년 만에 2%선 깨지나.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성장률, 10년 만에 2%선 깨지나.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12일 오후 ‘민생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당·정·청 지방정부 합동회의’를 열어 “연내 지방재정 90% 이상 집행”을 독려한 것도 그래서다. 이 자리에는 청와대에서 김상조 정책실장, 정부 측 인사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민주당에서 이해찬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또 이재명 경기지사 등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과 기초단체장까지 함께했다.
 
이해찬 대표는 “당·정·청에 지방까지 다 모인 건 처음인 것 같다. 그만큼 경제상황이 엄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려울 때일수록 정부 재정의 적극적인 선제적 역할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건 올해 배정된 예산의 차질 없는 집행”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도 “재정은 경기 보강의 마중물도, 방파제 역할도 해야 한다”며 “지방 재정은 중앙보다 현장에 밀착해 있고 국민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상조 실장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만큼 이월·불용액을 최소화하고 재정을 적극 집행해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기록하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진영 장관도 “11일 현재 지방재정 전체 집행률은 72% 수준으로 목표 달성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월액 등 최소화 자치단체에 교부세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역·기초 단체장들은 직접 예산집행 실적을 챙기고 독려하기로 했다.  
 
 1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생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당·정·청·지방정부 합동회의'. [연합뉴스]

1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생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당·정·청·지방정부 합동회의'. [연합뉴스]

앞서 당정은 지난 7일 열린 확대재정관리 점검회의에서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방재정 집행률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중앙재정 97% 이상 ▶지방재정 90% 이상 ▶지방교육재정 91.5% 이상 집행률을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야당은 “어떻게 국민 혈세를 마음대로 펑펑 쓸 수 있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12일 “‘어차피 내 돈 아니니까 쓸 때까지 쓰자’ 이게 여당의 예산 마인드 아닌가. 그러니 대한민국 정당이 맞는지 의심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 정책위 한 관계자는 “나라 곳간은 화수분이 아닌데 정부가 재정 적자 대책은 없이 총선용 현금 살포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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